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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기아는 돈 벌면 타는 차"… ‘프리미엄’으로 도요타 추월[FN 모빌리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9 18:21

수정 2023.11.19 18:50

진출 1년만에 시장 점유율 4위
2년 연속 25만대 판매 실적 전망
셀토스 月 1만대 팔려 ‘베스트셀러’
박태진 법인장 "파는 것 이상으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한 결과"
"인도서 기아는 돈 벌면 타는 차"… ‘프리미엄’으로 도요타 추월[FN 모빌리티]
【파이낸셜뉴스 뉴델리(인도)=조은효 기자】 "인도에서 기아는 '돈 벌면 타는 차'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다."

기아의 전략 시장인 인도를 총괄하는 박태진 인도 법인장(전무)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현지 성장 비결을 이렇게 전했다.

세계 1위의 14억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기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진출 1년 만인 2020년 도요타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4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2년 연속으로 25만대 판매 고지를 밟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도 현지에서는 기아가 '형제기업'인 현대차(현지 점유율 2위)와 함께 일본차, 인도 토종기업들을 견제하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위치한 인도 공장에서 열린 '100만대 생산 달성 기념식'에서 주 정부 관계자와 기아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박태진 기아 인도법인장, 구디와다 아마르나트 안드라프라데시주 산업부 장관, 부가나 라젠드라나트 레디 안드라프라데시주 재무부 장관. 기아 제공.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위치한 인도 공장에서 열린 '100만대 생산 달성 기념식'에서 주 정부 관계자와 기아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 다섯 번째부터 박태진 기아 인도법인장, 구디와다 아마르나트 안드라프라데시주 산업부 장관, 부가나 라젠드라나트 레디 안드라프라데시주 재무부 장관. 기아 제공.

■"프리미엄 전략으로 도요타 따돌려"

19일 업계와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기아 인도 법인의 주력 판매 차종인 2023년형 셀토스는 사전계약 5만대를 돌파하면서 인도 시장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기아 인도 아난타푸르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아 셀토스는 매월 1만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현재 현대차 크레타와 함께 SUV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9월엔 생산 개시 4년 만에 판매 54만대를 돌파했다.

이를 비롯한 소넷, 카렌스 등 3종이 현재 인도에서 생산돼 인도 내수용은 물론이고, 전세계 100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런 성장세로 지난 7월 아난타푸르 공장은 가동(2019년 12월 개시) 3년 반만에 100만대 생산고지를 돌파했다.

인도자동차산업협회 집계로, 올들어 10월까지 기아의 인도 현지 판매는 이들 3개 모델을 중심으로, 21만9702대(점유율 6.3%)를 팔아 5위다. 지난달 누계 기준으로 기아와 6위 도요타와의 격차는 약 4만대다. 7위인 혼다와는 무려 15만대 이상 차이다.

단기간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었던 건 '프리미엄 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박태진 법인장은 "진출 초기, 인도 시장에 대한 장기적이면서도 면밀한 분석이 이뤄졌다"면서 "일본차의 시장 과점, 인도 현지 기업의 성장세, 중국차의 진입 시동 등 복합적인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프리미엄 전략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박태진 기아 인도법인장(전무). 사진=조은효 기자
박태진 기아 인도법인장(전무). 사진=조은효 기자

인도 경제 성장세, 날로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니즈, 도로 등 현지 인프라 발전 속도 등을 면밀히 따진 결과였다. 박 법인장은 "많이 파는 것 이상으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을 줬다"고 강조했다. 먼저 진출한 현대차가 20여년간 닦아놓은 브랜드 이미지도 한몫 했다.

■전 차종 SUV만 배치...'효자' 셀토스 50만대 돌파

일본차, 독일차 등에 비해 한 발 앞서서 전 차종을 SUV로만 배치한 것도 시장의 흐름을 간파한 결과였다.

현대차와 기아의 인도 시장 공세에 스즈키와 도요타의 협공전략도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일본차들은 생산시설을 공유, 브랜드를 교차해서 다는 이른바 리뱃징(rebadging)전략을 구사해 인도 및 동남아 시장 점유율 수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아 아난타푸르공장의 생산량은 연산 35만대다. 2025년부터는 45만대로 증산된다. 내년엔 셀토스 부분변경 모델과 신형 카니발 등 3종이 투입되며, 2025년엔 인도 현지 공략 신차 2종이 첫 선을 보인다.
이를 통해 향후 목표는 점유율 10% 달성이다. 기아는 '기아 2.0' 전략에 따라 인도 현지에 전기차 충전소 구축, 인도 시장 특화 전기차 생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의 향후 변곡점은 현지 완성차들이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하는 2025년께가 될 것"이라며 "인도가 완성차들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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