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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대통령" 영부인 로잘린 카터, 향년 96세에 별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0 09:25

수정 2023.11.20 09:25

美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로잘린 카터, 96세에 별세 지난 5월부터 치매 앓아...자택에서 눈 감아 카터 재임 당시 "공동 대통령"으로 불리며 막후에 영향력
1976년 12월 3일 촬영된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왼쪽)과 영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AP연합뉴스
1976년 12월 3일 촬영된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왼쪽)과 영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AP연합뉴스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오른쪽)과 로잘린 카터 여사가 지난 2017년 2월 8일 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태양광 패널 준공식에 입장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오른쪽)과 로잘린 카터 여사가 지난 2017년 2월 8일 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태양광 패널 준공식에 입장하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977~1981년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함께 "공동 대통령"으로 불리며 권력의 핵심에 섰던 로잘린 카터 전 영부인이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카터 부부가 카터의 대통령 퇴임 이후 세운 비영리 자선 재단인 카터 센터는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고인의 별세 소식을 발표했다. 카터 센터는 "정신 건강, 간병, 여성 권리의 열정적인 옹호자였던 로잘린 전 영부인이 19일 오후 2시 10분에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가족 곁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알렸다.


1927년 플레인스에서 태어난 로잘린은 1946년에 같은 플레인스 출신의 카터와 결혼해 77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갔으며 이들은 미 역사상 가장 오래 결혼한 대통령 부부로 기록됐다.

로잘린은 일찍이 남편의 정치 활동에 조력했다. 그는 카터가 1962년 조지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되어 정치를 시작할 때 캠프 주요 인사로 활동했고 남편이 1970년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되는 데 기여했다. AP통신은 카터의 보좌관들이 이따금 로잘린을 "공동 대통령"이라고 불렀다며 로잘린이 카터의 재임기간(1977~1981년)에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영부인과 달리 각료 회의에 참석하고 남편을 대신해 해외 순방을 다니기도 했다. 카터 부부는 지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국 회의에 당시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로잘린은 카터 센터에서 정신건강 관련 연례 심포지엄 의장을 맡았으며 정신 질환자와 노숙자를 돕기 위한 모금 행사를 진행했다. 그는 영부인 당시부터 정신건강 및 노인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고 대통령 정신건강위원회 명예위원장으로 상원 소위원회에서 증언하기도 했다.

로잘린은 지난 5월 치매 진단을 받았고 이달 17일부터 호스피스 돌봄에 들어갔다. 올해 99세로 피부암을 앓고 있는 카터 역시 지난 2월부터 호스피스 돌봄을 받고 있다.


카터는 카터 센터를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로잘린은 내가 이룬 모든 것에서 동등한 파트너였다"고 밝혔다. 그는 "로잘린은 내가 필요할 때 조언과 격려를 해주었다.
로잘린이 세상에 있는 한 나는 누군가 항상 나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강조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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