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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3차 우주발사체 도발 임박..美 전략자산 속속 한반도 전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2 06:00

수정 2023.11.22 06:00

북러 거래 속...북한 우주발사체에 달라진 대응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일본 정부에 22일 0시부터 12월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 5월31일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의 위성 발사장에서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형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일본 정부에 22일 0시부터 12월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진은 지난 5월31일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의 위성 발사장에서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형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이 21일 일본 정부에 22일 0시부터 12월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해 일본 정부가 낙하 예상지역에 항행경보를 내리고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 중이다.

이날 일본 해상보안청 등은 북한의 위성 발사체의 낙하물이 떨어질 곳으로 예상되는 구역 3곳은 모두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해당된다며 해당 지역을 통과하는 선박을 상대로 낙하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북한 위성발사체 임박 관측 속 한미 공조 강화, 미 '확장억제' 실행력 과시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제3차 우주발사체 도발이 이르면 이번 주중, 늦어도 이달 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같은날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이 미 해군의 최초로 F-35C 스텔스 함재 전투기 1개 대대를 탑재하고 2017년 이후 6년 만에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최근 미국 주요 전략자산의 빈번한 한반도 전개는 최근 북러간 로켓기술 협력 강화와 임박한 북한의 제3차 우주발사체 도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한미 공조 강화와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과시하기 위한 복합적 의도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15일 한반도 상공에 미 공군의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를 전개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 주엔 핵추진 항모 연합훈련도 실시를 예고한 바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SCM(한미안보협의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선언'엔 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빈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에 기항했고, 폭격기 B-52H가 한반도에 착륙했으며, 또 다른 항모도 곧 한반도에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에 입항한 칼빈슨함은 미 해군의 최초로 F-35C 스텔스 함재 전투기 1개 대대를 탑재해 항공전력도 막강해졌다고 짚었다.

미 해군의 항모타격전단(CSG : Carrier Strike Group)은 통상 주변해역 수십km 범위 내에 각 방향에서 작전을 지원하고 항공모함을 호위하기 위한 기동함대를 포함한 3~4척 이상의 이지스 전투함과 방공 구축함, 2척 이상의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 지원 군수지원함 등이 포진돼 전개된다.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항공모함 칼빈슨함(CVN)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1일 부산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다. 사진=해군 제공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항공모함 칼빈슨함(CVN)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여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1일 부산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다. 사진=해군 제공
■북러 거래, 영역 확장 강도 높일 가능성... 대응도 달라야

축구장 3배 넓이 갑판엔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와 F18 슈퍼호넷, EA18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R 해상작전헬기 등 함재기를 비롯해 웬만한 국가의 전체 공군 전력과 맞먹는 해군 항공대 전력을 탑재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에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칼빈슨함엔 F-35C 스텔스 함재 전투기 1개 대대를 탑재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최강의 항공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러 거래가 전술협력을 넘어 전략협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강도도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촘촘한 대응을 위해 2024년 한미일이 안보리에서 모두 이사국으로 활약하는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동시에 한국의 군사정찰위성 전력화도 적기에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차 우주발사체 발사와 이번 3차 우주발사체 발사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이번 발사는 북러 거래 속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이라며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100만발의 포탄을 지원받은 상황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우주발사체 성공을 위해 러시아가 기술지원에 나섰을 개연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3차 위성발사체에 대해 러시아가 전문가의 기술자문 수준에 그쳤을지 앞선 북한의 위성 발사체 실패 원인 규명과 부품제공 등 적극적 위성수준 향상에도 기여했을지 정확한 분석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지원을 했을 것이라는 판단이 합리적이란 분석이다.

반 센터장은 "3차 우주발사체가 북러 거래의 산물이라면 한국, 한미, 한미일의 대응도 달라져야 한다"며 "중동 전장과 유라시아 전장이 급해도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의) 1, 2차 발사 당시와 차별화된 대응이 없다면 북러 거래와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용인하는 잘못된 신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구축된 한미일 안보 아키텍처가 본격 가동되는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 5월 31일과 8월 24일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두 번 모두 실패했다.
북한은 최근 '인공위성'을 발사 예고 기간 첫날부터 기습적인 도발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위성발사체의 성공 여부엔 비나 눈, 구름의 양, 습도 등 날씨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북한 주장 위성발사체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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