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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면 누구나 위험한 골반장기탈출증, ‘로봇수술’로 해결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2 09:05

수정 2023.11.22 09:05

골반장기탈출증 셀프 체크 리스트.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골반장기탈출증 셀프 체크 리스트.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에는 골반장기탈출증을 로봇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임신과 출산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 느슨해져 직장, 자궁, 방광 등 골반장기가 아래로 쳐지면서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변실금, 골반통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유은희 교수는 "‘밑이 빠지는 병’이라는 별명을 가진 골반장기탈출증은 임신과 출산, 폐경과 노화를 겪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골반장기탈출증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질환이므로 의심된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22일 조언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의 다양한 증상은 여성의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증세가 악화되면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처럼 실제로 장기가 탈출할 수도 있는데, 이를 통틀어 골반장기탈출증이라 부른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출산 이후 중장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실제 2018년에서 2022년까지 5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직장류를 제외한 방광류 및 상세불명의 자궁질탈출, 상세불명의 여성생식기탈출은 60세 이후 급증하고 있다. 향후 초고령화사회 진입에 따라 고령여성에서의 유병률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요실금, 자궁탈출증, 방광류, 직장류, 변실금, 골반통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길 수 있고, 여성의 성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 교수는 “수치심으로 병원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나을 수 있는 병으로 인식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조속한 진료를 권한다”며 “또 50대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라고 해도 골반장기탈출증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으므로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골반저 질환은 문제가 생긴 장기의 빠진 위치나 정도, 환자의 나이, 전신 건강 상태를 고려해 수술법을 결정하게 된다. 수술 치료를 통해 골반 내 장기의 구조를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실금이나 변실금 같은 동반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성적 만족감도 개선할 수 있다.

골반장기탈출증은 크게 복부에서 접근하는 방법인 복식수술, 질 쪽으로 접근하는 방법인 질식 수술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요즈음은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 골반경 또는 로봇보조 골반경수술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재발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질을 통해 고정하는 수술보다는 배를 통해 또는 복강경,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더 인정받고 있다.
특히 로봇으로 메쉬(인조그물망)를 질에 부착해 천골에 고정하는 천골질고정수술이 더 튼튼하게 장기를 고정해 재발의 위험도가 낮고, 수술 후 합병증, 통증, 회복 기간이 짧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로봇보조 천골질고정수술의 적용대상은 △골반장기탈출증수술 후 재발을 한 경우 △65세 이하 비교적 젊은 여성 △성기능보전을 원하는 경우 △재발의 위험이 높은 경우(예를 들어 비만, 흡연, 결제조직질환, 중증의 골반장기탈출증) 등이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는 다빈치 로봇수술을 도입한 이후 복부 절개 없이 작은 구멍을 통해 로봇팔을 이용해 좁은 골반 공간 안에서 손상된 질벽 구조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보강, 고정하고 정밀하게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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