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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백과사전 '이재난고',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11:05

수정 2023.11.23 11:05

조선시대 백과사전 이재난고. 고창군 제공
조선시대 백과사전 이재난고. 고창군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창=강인 기자】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재 황윤석(1729~1791)이 쓴 ‘이재난고’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됐다.

23일 전북 고창군에 따르면 이재난고는 이재 선생의 친필 일기로 문집의 초고본이자, 과학자의 연구노트다.

성리학자이자 실학자인 이재 선생이 조선 영·정조대 전라도 흥덕현(현 고창군)에서 태어나 10살 때부터 작고하기 전까지 53년간 쓴 방대한 일기류 기록이다.

500여만 자에 달하는 ‘이재난고’에는 수많은 과학기술 자료가 담겨있다. 그는 성리학자이자 실학자로 수학, 천문학, 지리학, 역사학, 언어학, 기술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상세한 기록을 남겼다. 그 중 산학(算學), 천문학 등은 일찍부터 많은 연구자들로부터 주목받아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또 조선의 온천, 제련법, 구리의 분류와 배합 비율 변화, 광물과 광산, 식물 명칭 연구, 의학이나 물산 등 방대한 자료가 기록돼 있어 정리와 연구가 필요한 상태다.

이 같은 연구는 다산 정약용보다 100년 정도 앞서고, 후대 실학자가 대부분 외국자료를 인용했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과학기술사 역사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특히 ‘윤종기(輪鐘記)’에서는 자신이 관찰한 자명종을 상세히 서술하고 톱니 수를 고려한 기어비나 작동원리를 방대한 도표로 기록해 최근 국립중앙과학관에서 홍대용의 혼천시계를 복원할 때 이재난고에 담긴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과학기술에 관한 역사적·교육적 가치가 높고, 후대에 계승할 필요가 있는 자료를 국가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정한다.
현재 42건이 등록됐고, 올해 등록자료는 16건이다.

고창군은 이재난고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됨에 따라 국립중앙과학관의 유물 보존관련 지원과 순회 전시, 스토리텔링 개발 활용 등을 통해 홍보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을 통해 조선의 타임캡슐로 인정받는 이재난고가 과학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임을 알렸다”면서 “최근 기록화사업, 디지털 이미지 구축사업 등을 통해 올해 문화재청에 보물 승격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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