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日선 집안일·육아 같이 하는 외국인 도우미 없어"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23 18:09

수정 2023.11.23 18:09

日 파견업체 '파소나' 사례 보니
요리·세탁·청소 등 가사로 제한
한국은 집안일·육아 모두 원해
정부, 송출국 필리핀과 협상 난항
일본 파소나그룹의 가사관리사 부장 후미코 다무라씨가 지난 17일 도쿄도 미나토구 자사 세미나실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 파소나그룹의 가사관리사 부장 후미코 다무라씨가 지난 17일 도쿄도 미나토구 자사 세미나실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일본)=김현철 기자】 정부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일본식' 외국인 가사관리사(도우미)는 단순 집안일과 육아를 하는 아이돌보미 역할을 따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일본인이 가사와 육아 모두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도움을 받으려면 집안일, 육아 근로자를 각각 이용해야 하는 식이다.

우리 정부는 연말까지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을 서울에 시범도입하려 했지만 이런 이유가 걸림돌이 돼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 부모들은 육아와 집안일 모두 맡길 수 있는 가사관리사를 희망해서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인재파견업체 파소나의 후미코 다무라 가사관리사(구라시니티) 부장은 이날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현재 우리가 고용 중인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총 55명으로 모두 필리핀 출신"이라며 "육아나 간병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소나가 제공하는 외국인 가사서비스는 요리·세탁·청소 등 가사로 제한돼 있다. 아이돌보미 업체는 따로 영업 중이다. 후미코 부장은 "일본에서도 30대 여성노동자 고용률이 낮아지는 M커브 현상이 나타난다"며 "여성을 노동시장에 재진입시킬 때 문제 되는 것 중 하나가 집안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육아와 가사를 모두 맡길 수 있는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하려는 중이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올해 계획 중인 시범사업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출국에서는 자국 노동자들이 육아와 가사 중 한 가지만 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외국인 가사근로자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까지 사업허가를 받은 업체는 6곳이다. 이 중 1개 업체만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월급은 공제되는 기숙사·관리비를 합하면 내국인 관리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가사서비스 이용료는 국적과 무관하게 시간당 4290엔(약 3만7500원)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주로 세대소득이 1000만엔(8700만원) 이상인 부유층이 이용한다고 파소나 관계자는 귀띔했다.

honestly8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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