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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만에 결실 맺은 칭다오 교민 숙원 '청운한국학교' 신축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6 17:54

수정 2023.12.06 17:54

- 이덕호 칭다오한국인(상)회 회장 "신축 건물에 대한 교민 열망 점차 커져"
- 추가 건축비 '절실'.. 관심 호소
2023년 11월 중순 중국 산둥성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 건물 개교식에서 교민들과 학부모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칭다오청운한국학교 제공
2023년 11월 중순 중국 산둥성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 건물 개교식에서 교민들과 학부모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칭다오청운한국학교 제공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칭다오 교민사회의 오랜 숙원인 청운한국학교 신축 교사가 마침내 문을 열었다. 학부모와 교민들, 한인단체, 한국 기관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탠 결과물이다. 다만 여전히 부족한 건축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는 남아 있다. 교민들은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하고 있다.


칭다오 교민 숙원, 신축 학교

4일 중국 교민 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산둥성 칭다오청운한국학교에 모인 한국인은 그동안의 노력에 서로를 격려하며 벅찬 마음을 표정으로 드러냈다. 1992년 수교 후 31년 만에 완전한 학교 건물을 갖게 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산둥성에선 수교 초장기부터 한국인 교민이 늘어나면서 자녀들을 위한 한국학교 설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2006년 3월 한국국립학교인 칭다오세종한국학교가 처음 개교했으나 당시에는 중국 학교의 일부 건물을 빌려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마저도 임차료 부담은 어깨를 짓눌렀고, 체육관이나 강당 등 기본적 교육 시설은 없었으며, 낡은 건물은 안전사고까지 우려됐다.

이덕호 칭다오한국인(상)회 회장은 “낡은 건물과 흔들리는 책상에서 공부하고, 곳곳이 움푹 팬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다치기도 했으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여기저기로 장소를 임대해 더부살이의 설움도 있었다”면서 “개교 후 세 번이나 이전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신축 건물에 대한 교민 사회의 열망은 점차 커졌다”고 회상했다.

민주평통 중국부의장이었던 설규종 현 이사장이 신축추진재정위원장을, 이덕호 회장이 건축위원장을 각각 맡아 신축 교사 건립을 위한 기금모금운동을 시작하면서 이전 사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18년 학교 명의 토지 매입을 시작으로 2019년 9월 기공식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14억 중국 인구를 멈추게 만든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유가 급등 등 공사비는 어느새 수십억원 이상 늘어났다.

또다시 교민사회가 나섰다. 학부모들은 바자회를 열었고, 교민들은 벽돌쌓기 운동과 골프 대회 등을 통해 기금을 모았다. 학생들까지 숨은 동전 찾기 캠페인을 펼치며 고사리 손을 보탰다. 장학금을 오롯이 건축기금으로 기부했던 학생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덕호 회장은 칭다오이랜그룹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교육기금회를 통해 438만위안(약 8억원)의 신축 기금을 받아냈다. 양재경 충칭한국인(상)회 회장은 건축도면 변경 등으로 400만위안(약 7억3000만원)을 절약했고 별도의 기부금도 냈다.

2023년 11월 중순 중국 산둥성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 개교식에서 학생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 사진=칭다오청운한국학교 제공
2023년 11월 중순 중국 산둥성 칭다오청운한국학교 신축 개교식에서 학생들이 합창을 하고 있다. 사진=칭다오청운한국학교 제공

31년만의 '결실'..추가 건축비 '절실'

이들의 노력은 2022년 11월 교사동 공사를 완료하면서 처음 결실을 맺었다. 올해 7월에는 식당, 체육관 등을 마무리했다.

양재경 회장은 “각종 검사와 승인을 거쳐 31년 칭다오 교민의 숙원사업인 이뤄졌다”면서 “지난 7월 학교는 신축 건물로 이사했고, 학생들은 현재 수업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고 교민들은 토로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물들이 모두 들어서지 못해서다.

서영교 의원, 안민석 의원, 임종성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건립 예산 확보와 추가 건축비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한국 사회와 교민들의 관심은 더욱 필요하다고 이병설 교장은 호소했다.

그는 “칭다오의 교민사회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영광스러운 순간”이라며 “이제 새로운 학교는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미래를 향해 발돋움할 수 있는 멋진 배움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칭다오청운한국학교는 칭다오 거주 재외국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국 교육과정을 가르친다.
현재 학생 수는 유치원, 초·중·고교생을 합쳐 총 754명이고 교직원은 90여명으로 중국 내에서는 2위 규모다. 신축 학교는 1만 981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축됐다.
유·초·중·고 합쳐 38학급, 9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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