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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적, '연봉 더 높아'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3 12:43

수정 2023.12.13 13:46

평균 연봉 710만엔, 처음 700만엔 돌파
인재 영입 치열해지면서 유망 스타트업 처우 개선

바이오·AI 개발 분야 고연봉
대기업서 스타트업 이직자는 5년전의 18배로
도쿄 신주쿠 일대 기업들의 모습. 뉴시스
도쿄 신주쿠 일대 기업들의 모습.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창업 10년 이하 비상장 스타트업)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700만엔(약 6340만원)을 돌파했다.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망 스타트업의 처우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대기업보다 많은 연봉을 주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대기업 인력들도 급증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실시한 2023년 '넥스트 유니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160개사 중 정규직 연봉을 공개한 78개 유니콘 기업의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710만엔으로 집계됐다. 평균 연봉이 700만엔을 넘어선 것은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는 상장사 평균 연봉도 웃도는 수준이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상장사(3235개사)의 2022년도 평균 연봉은 620만엔이다. 대기업보다 유니콘 기업이 8%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이다.

160개사 중 연봉을 인상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약 40%에 해당하는 67개사에 달했다. 이들은 '자금조달이나 사업 성장이 순조롭기 때문'(67%), '베이스업(기본 임금인상)을 실시했기 때문'(37%) 등을 연봉 상향의 이유로 들었다.

평균 연봉이 높은 곳은 창약 분야 등 연구개발(R&D)형 기업이 눈에 띈다.

재생 의료를 다루는 '셀존'은 평균 연봉이 11% 증가한 916만엔을 기록했다. 항암제 개발회사인 '코디아 세라퓨틱스'는 1300만엔의 연봉을 지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개발 업체인 '기리아'는 7% 증가한 764만엔을 책정했다.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이 창업한 친환경 스타트업 '이에프폴리머'(EF Polymer)는 단번에 100만엔(17%)를 인상한 700만엔으로 연봉을 높였다.

처우 개선 여력이 있는 유니콘 기업이 늘면서 스타트업 시장으로 인력 유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취업정보업체 엔재팬이 34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전직 지원 서비스에 따르면 올 4~9월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사람은 5년 전의 18배 규모로 크게 늘었다.

채용 계획을 공개한 115개사의 2023년도 합계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3819명으로 나타났다. 60%에 해당하는 67개사가 채용 규모를 확대하면서 내년에도 전년 대비 3% 늘어난 3920명을 채용, 증가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닛케이는 "대기업에서 넘어오는 채용 경쟁자들이 많아지면서 채용 내정에 대한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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