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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 최창원 인사, 능력 충분"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9 12:00

수정 2023.12.19 13:23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8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도 경기 전망의 가장 큰 변수로 '중국'을 꼽았다. 하반기 경기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중국의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다. 내년 호황이 예고된 반도체 업황을 두고는 "이제 막 바닥을 지난 단계"로 진단하며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할 정책적 방안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내년 글로벌 화두로 인공지능(AI)을 꼽으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에 참가를 예고했다.


"D램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잠자는 수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8일 열린 송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 "내년 하반기 경기회복이 될 것이라고 예측되지만 제일 큰 변수는 중국 경기가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라며 "현재 전망으로는 중국 경기가 단시간에 회복될 것이라 보이지 않지만, 저희가 의존하고 있는 자동차나 반도체 경기들이 조금 더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를 계열사로 든 SK그룹 회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최 회장은 "반도체 경기 자체는 록바텀(주가 최저치) 형태를 벗어나고 있는 단계로 보인다"라며 "아직 전체적인 회복보다는 일부의 어떤 수요가 전체 마켓을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메모리 쪽으로 이야기하면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며 "더구나 기술 경쟁과 정책화로 여러군데서 투자가 이뤄지며 시장이 하나였을 때처럼 수급 밸런스가 잘 맞는 형태로 흐르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미국의 산업 정책에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됐다. 미국의 '반도체법(반도체 지원 및 과학법)'은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 제조를 미국에 복원하기 위해 고안된 보호부역주의의 대표적 산물이다.

최 회장은 "각 나라들이 반도체 투자를 끌어당기기 위해 보조금이나 엄청난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자칫하면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같은 처지의 시장은 작고 생산은 많아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어, 장기적 차원에서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무엇인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를 계속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창원, 커리어 보면 충분히 할 수 있어"
챗GPT로 불거진 인공지능의 발달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5년 내 많은 변화가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최 회장은 "그 많은 요구를 수용할 만큼의 데이터센터나 투자를 누가 할 것인지, 그랬을 때 소비자는 얼마나 소비할 것인지, 그래서 이게 시장으로 과연 제대로 돌아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그것을 타개하는 사람이 상당히 큰 빅 위너가 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내년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참관 여부를 묻자 "CES는 저도 가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고, 간다면 환경을 주제로 갈 것"이라며 "세상은 지금 AI를 보고 있는 만큼, 환경의 솔루션을 찾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회장으로 기자들을 만났지만 SK그룹에 대한 민감한 질문들도 쏟아졌다. 최 회장은 최창원 SK 수펙스 의장 인사 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 "장강의 앞 물결은 뒷 물결에 항상 밀려 간다. 그 일은 단지 그게 언제 일어나느냐 일일 뿐"이라며 "수펙스 의장은 제가 혼자 결정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각 회사에서 추대 형식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펙스 의장은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의 수장으로, 최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로 불린다. 최창원 신임 의장은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아들로,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이번 인사로 최태원 회장, 최재원 SK수석부회장과 함께 SK그룹의 '사촌 경영'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이다.

그는 이어 "혈연 관계만 쳐다보고 '이게 그런거야?'라고 해석하려니까 힘든거다"라며 "그 사람의 프로페셔널 커리어와 이야기를 봤을 때, 그 사람의 나이나 위치로 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라 그 일을 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순방의 기업인 동행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최 회장은 "순방은 어느 대통령이나 어느 정부에서도 항상 해왔던 이야기고, 경제인 입장에서는 다 같이 가서 무엇인가 존재감을 만들어내는 것은 브랜드적인 효과에서도 꽤 괜찮다고 보인다"라며 "단지 특정이나 어떤 몇 사람만 계속 간다거나 하면 피곤하긴 할 테니까 방법론을 바꿔 기업을 잘 나눠서 간다든가 속칭 회장이 꼭 가지 않아도 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3월 제24대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최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최 회장은 "엑스포 뛰고 막 돌아와서 국내 이슈나 다른 생각을 해볼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라며 "연말에 좀 쉬고 시간을 지내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뭘 해야 되는지 생각을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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