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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은 없다' 정의선, 사장단 세대교체 예고 ..."CEO 후보군 확대"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0 16:41

수정 2023.12.20 16:41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01. hw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2023.12.01. hw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내년 취임 5년차를 앞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3대 모빌리티 기업으로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 임원 인사 기조를 '성과주의'와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그룹 내 임원간 경쟁을 촉진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었던 지난해 인사 기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3년 만에 세대교체 카드

20일 현대차그룹이 실시한 올해 하반기 임원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자(252명) 배출과 함께 예비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인 전무와 부사장 승진자를 48명이나 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상 최대 경영실적에 대한 보상 차원이자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모빌리티 과제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부사장 이상 임원 인사를 최소화했던 지난해와 대비된다.

5년 연속 무분규와 최대 생산실적을 견인한 이동석 부사장(58·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과 현대차 미국법인의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 내 사장단은 9명으로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한 공로로 지난달 현대제철 대표이사로 이동한 서강현 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이나 글로벌 반도체·부품 공급대란 속에서도 공급망 관리에 성과를 낸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도 그룹의 사장단 핵심 인재풀에 속한다. 부사장 층도 한층 두터워졌다. 부회장 승진자가 없는 상황에서 전무·부사장 승진자 확대는 사장 및 사장 후보군들에게 경쟁자의 확대다. 정 회장이 매형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외에는 부회장을 두지 않고 있는 점은 '아직 가신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2025년 세계 톱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 회장이 '최고경영진 그룹의 세대교체'를 향후 다시 한번 꺼내들 수 있는 '예고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미래 준비위해 40대 임원 대폭 중용

임원의 연령대도 젊어졌다. 정 회장을 보좌하는 현대차 사장단 9명 중 8명이 50대다.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 59세, 김걸 사장(기획조정실장) 58세, 김용화 사장(CTO) 58세, 송창현 사장 55세다. 이번에 승진한 이동석 사장과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도 59세다.

40대 임원도 대폭 확대됐다. 임원 신규 선임자 197명 중 38%가 40대다. 40대 신규 선임 임원 비중은 정 회장 취임 첫 해인 2020년 21%에서 2021년 30%, 지난해 35%에서 올해 40%에 육박하게 됐다. 3년만에 40대 신규 임원 비중이 2배 정도 늘었다. 더욱이 올해 임원 승진자가 역대 최대였다는 점에서 40대 임원의 절대적인 인원도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동화 등 기술 인재 등용 기조도 유지됐다. 전체 승진자의 30%가 연구개발(R&D)와 제조분야다.
2025년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SDV)로 전 차종 출시, 자율주행 기술 보완 및 발전, 전기차 생산혁신 등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R&D 등 기술인재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을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 책임자(GCSQO)로 임명하며, '품질 최우선'경영을 내세운 것도 전동화 시대 품질 경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202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 달성과 더불어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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