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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스토브리그, 현재까지는 괜찮은데 … 용병‧류현진 마지막 두 걸음이 쉽지 않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3 15:47

수정 2023.12.23 16:42

한화, 가장 필요했던 안치홍 FA 영입
외야 수비 대체로 김강민도 2차드래프트로
보상선수 빼앗기지 않은 소소한 수확
페냐-페라자도 현재까지는 긍정적
산체스 대체자는 난항... "모험은 할 수 없어"
화룡점정은 류현진... "끝까지 기다린다"
한화 이글스의 스토브리그,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그 화룡정점은 류현진이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의 스토브리그,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그 화룡정점은 류현진이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한화 이글스가 스토브리그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크게 모난 부분이 없다. 충분히 합리적인 운영으로 하나 둘 전력을 증강해나가고 있다. 아직까지 2024년 한화 전력에 마이너스는 없다.
플러스만 있을 뿐이다.

첫 시작은 FA 영입이었다. 한화는 지난 11월 FA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 전준우에 이어 시즌 2호 FA 계약이었다. 한화 이글스와 안치홍은 4년간 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 등 총액 55억원의 계약을 이행하게 된다. 한화는 장이 시작하자마자 전준우와 안치홍에게 동시에 오퍼를 했다. 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을 지르고 속전속결을 선택했고, 그중 안치홍을 잡았다.

손혁단장은 FA와 2차드래프트에서도 무난한 선택을 했다. (사진 = 한화이글스)
손혁단장은 FA와 2차드래프트에서도 무난한 선택을 했다. (사진 = 한화이글스)


사실, 안치홍은 한화에 가장 잘 맞는 픽으로 여겨졌다. 무엇보다 2루수와 1루수를 잘 볼 수 있고, 컨택형 타자라는 점도 한화에 잘 맞는다는 평가다.

올 시즌에도 121경기에서 124안타(타율 0.292), 63타점, 0.374의 출루율로 OPS 0.774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통산 기록 역시 1620경기 5677타수 1687안타(타율 0.297), OPS 0.800로 꾸준했다. 여기에 나이도 아직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차 드래프트에서 김강민을 보강했다. 한화는 외야 수비가 큰 약점이다.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최인호나 페라자 모두 외야 수비가 아쉽다.

이진영도 아직은 확실하게 풀타임으로 검증된 중견수가 아니다. 그저 올 시즌 파워를 증명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것 정도다. 그런 측면에서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5개의 우승반지를 보유한 김강민의 존재는 한화에 전하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인천=뉴시스] 김강민은 부족한 한화 외야 수비에 큰 힘이 될 선수다
[인천=뉴시스] 김강민은 부족한 한화 외야 수비에 큰 힘이 될 선수다


용병도 현재까지는 순풍이다. 한화는 일단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재계약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5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최대 105만달러다.

올해 페냐는 32경기에 등판, 177.1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1패 147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으로 활약했다. 리그 내 최다 이닝 6위, 다승 공동 9위, 탈삼진 공동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옵션 포함 105만달러로 이정도 투수를 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페라자는 작년 트리플A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였다. 충분히 영입할 만한 선수라는 평가다. 수비의 약점보다 공격의 강점이 한화에게는 더 절실하다 [마이너리그 홈페이지 캡처]
페라자는 작년 트리플A에서 확실한 성과를 보였다. 충분히 영입할 만한 선수라는 평가다. 수비의 약점보다 공격의 강점이 한화에게는 더 절실하다 [마이너리그 홈페이지 캡처]

용병 페라자도 선택 명분은 충분하다. 극단적인 공격형의 선수다. 페라자는 올해 시카고 컵스 트리플A에서 준수한 활약을 했다. 무려 121경기에 나서 23개의 홈런과 85개의 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타석(561타석)에 들어섰고, 가장 많은 안타(100)와 가장 많은 홈런(23)그리고 타점(85)을 기록했다. 타율은 0.284였고, WRC+는 130으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건강하고, 고작 25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비가 약하다는 단점은 한화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차하면 안치홍, 채은성과 돌아가며 지명타자로 가면 된다. 한화의 약점은 리그최하위의 타선이다. 장타력을 보유한 좌타 거포가 필요했다. 공격만 확실해도 충분하다.

여기에 한화는 장민재와도 2+1년 총액 8억원의 적절한 금액에 재계약했다. 전력 상승의 효과라기보다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온 베테랑에 대한 예우 개념이 강하다.

한화와 최대 3년 계약한 장민재 (서울=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구단은 FA 투수 장민재(33)와 계약 기간 2+1년, 총액 8억원에 계약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사진은 장민재(오른쪽)와 손혁 한화 단장이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2023.12.21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한화와 최대 3년 계약한 장민재 (서울=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구단은 FA 투수 장민재(33)와 계약 기간 2+1년, 총액 8억원에 계약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사진은 장민재(오른쪽)와 손혁 한화 단장이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2023.12.21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리카르도 산체스 [한화 이글스 제공]
리카르도 산체스 [한화 이글스 제공]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2걸음이 더 남았다.

첫 번째는 리카르도 산체스다. 현재 한화는 더 나은 용병을 찾고 있지만, 매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용병 풀이 좁다. 모든 구단 단장이 "신규 용병으로 100만달러에 1선발급을 찾는 것은 쉽지않다"라며 볼 맨 소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미스의 상처가 있는 한화 손혁 단장은 네임벨유에 의존해 무리한 모험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체스는 특급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량은 검증이 되어있는 선수다. 전반기 한화의 8연승 당시 한화를 이끈 선수가 산체스였고, 좌완 투수다. 더 좋은 투수를 뽑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설령 아니더라도 ‘최악’은 아니다.

따라서 산체스를 보류명단으로 묶고 마지막까지 최선의 용병을 찾아보고 안되면 산체스와 재계약한다는 스탠스는 아쉽지만, 합리적인 선택이기는 하다.

(영종도=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2023시즌을 마친 류현진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활짝 웃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2023시즌을 마친 류현진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활짝 웃고 있다


마지막 화룡정점은 단연 류현진이다. 한화는 전준우에게 오퍼했지만, 양석환에게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화는 작년 양의지때도 그랬지만, 한 번에 최고액을 지르는 속전속결 FA전략을 사용한다.

그러함에도 셀러리캡을 28억원이나 남겨둔 것은 오롯이 류현진을 염두에둔 선택이다. 이제 야마모토의 다저스행이 확정되었다. 곧 류현진의 행선지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류현진이 마음만 먹는다면 미국내에 잔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내에서는 류현진에게 “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돌기는 쉽지않은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시선이 있다.

손혁 단장으로부터 꽃다발 받는 신인상 문동주 (서울=연합뉴스) 마지막 2걸음이 쉽지는 않다. 손혁 단장은 화룡정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손혁 단장으로부터 꽃다발 받는 신인상 문동주 (서울=연합뉴스) 마지막 2걸음이 쉽지는 않다. 손혁 단장은 화룡정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나이도 많아 장기계약은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한화는 '종신한화맨'이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비워두고 류현진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상 공개 구애다.

돌아오면 역대 FA 최고액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현재 류현진은 샌디에이고와 뉴욕 메츠에서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돈 싸움에서는 이기기 힘든 것이고 류현진의 복귀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시간은 흐르면 흐를수록 한화의 편일 가능성이 크다고 현장에서는 믿고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한화의 스토브리그는 현재까지는 무난하다.
여기에 더해 마지막 2걸음을 제대로 내 딛어서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난이도가 최상이라는 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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