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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만나면 울어라?"...여자 눈물 냄새만 맡아도 남자 '이것' 줄어든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6 09:24

수정 2023.12.26 09:24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눈물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 송혜교. 출처=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눈물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 송혜교. 출처=KBS

[파이낸셜뉴스] 여성들의 눈물 냄새가 남성들의 공격성이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의 노암 소벨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의 연구를 지난 21일 소개했다. 연구팀이 생물학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인의 눈물 냄새를 맡은 남성의 공격적 행동이 40% 이상 감소했다.

소벨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여성의 눈물 냄새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보다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이번 연구에서 슬픈 영화를 본 여성들이 흘린 눈물을 수집했다. 성별을 특정해서 눈물을 기증받은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여성이 지원했고 이들 중 특히 눈물을 많이 흘린 여성 6명이 기증자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이들로부터 수집한 눈물과 식염수의 냄새를 남성 31명에게 맡게 했다. 남성들은 냄새를 맡은 뒤 부당하게 점수를 깎아 공격적 행동을 유발하도록 만들어진 컴퓨터 게임에 참여했다. 그 결과 남성들은 식염수 냄새를 맡았을 때보다 눈물 냄새를 맡았을 때 게임에서 응징과 같은 형태의 공격적 행동을 43.7% 덜 보였다.

소벨 교수는 "공격성 감소는 인상적이었고 진짜로 보였다"며 "눈물 속에 든 물질이 무엇이든 그것은 실제로 공격성을 낮춘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사람의 공격성을 감소시키는 인간 눈물 속의 물질이 공격에 취약한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한 진화의 산물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소벨 교수는 "아기들은 '내게 공격적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말할 수 없다. 아기의 의사소통 능력은 매우 제한돼있고 무력해 공격성을 낮춰야 할 확정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연구팀은 지난 2022년 연구에서 "여자의 눈물에 일종의 페로몬 성분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여자의 눈물에 들어 있는 페로몬은 눈물을 많이 흘릴수록 짙어진다.

연구팀은 여성의 눈물이 남성에게 화학적 신호를 보내 남성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자가 울고 나서 내는 코맹맹이 소리도 남자들의 마음을 약하게 한다고 한다. 울게 되면 눈물 일부가 콧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목소리가 변하게 된다.
이 소리를 들으면 뇌에 있는 본능적인 감정이 자극받아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고를 하는 게 일시적으로 어려워진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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