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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나토 가입' 청신호… 튀르키예 문턱 넘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7 18:46

수정 2023.12.27 18:46

튀르키예 외교위 가입 승인 결정
거부권 무기로 美 전투기도 들여
美 수출승인과 동시에 최종 비준
헝가리도 이어서 가입 나설 전망
나토 총장 "나토 더 강력해질 것"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마지막 걸림돌이 제거됐다. 강하게 반대하던 튀르키예가 공식적으로 스웨덴의 가입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아직 헝가리도 스웨덴 가입을 비준하지 않았지만 튀르키예의 입장을 따르기로 했던 터라 헝가리 역시 비준에 나설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의회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의 나토가입 신청을 승인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스웨덴의 나토가입 여정이 마침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스웨덴의 나토가입을 승인한 것은 튀르키예 의회의 외교위원회다.
사실상 비준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의회 전체 표결이 남아있다. 의회 전체 표결은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 승인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표결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스웨덴 합류는 나토를 더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튀르키예의 스웨덴 가입안 최종 비준을 서둘러달라고 당부하고 헝가리에도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토비아스 빌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도 엑스(X) 계정에서 튀르키예 의회 외교위 결정을 환영하면서 "다음 단계는 의회 본회의 투표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나토의 일원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튀르키예 의회는 최종 비준 시점을 구체적으로 못 박지는 않았다. 튀르키예 푸아트 옥타이 외교위원장은 전체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회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신속히 의결될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의회 의장이 본회의 표결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나토가입 거부권을 무기로 스웨덴과 미국을 압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낸 뒤 회원 가입을 승인하는 탁월한 외교전을 펼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세기에 걸친 군사적 중립 정책을 포기한 스웨덴은 인접국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튀르키예는 핀란드 가입을 이미 승인했지만 스웨덴에 대해서는 발톱을 세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에 나토 가입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자신이 '테러리스트'라고 간주하는 쿠르드족 단체를 비롯해 스웨덴의 튀르키예 반정부 단체들을 불법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스웨덴은 올해 반테러법을 제정했고, 법원은 튀르키예와 유럽연합(EU)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에 군자금을 제공한 한 남성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 나토 가입 거부권을 무기로 미국에서 F-16 전투기도 추가로 들여오게 됐다. 외교위원회를 통과한 스웨덴 나토가입이 의회 전체 표결로 비준되는 시기는 바로 F-16 수출을 미국이 승인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에르도안은 스웨덴 나토 가입 의회 비준과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 승인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왔다.

튀르키예 안카통신에 따르면 부락 아카파르 튀르키예 외교차관은 F-16 문제에 진전이 있다면서 스웨덴이 나토 회원국이 되고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의회를 설득해 F-16 수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과 에르도안은 이달초 통화에서 스웨덴의 나토가입과 튀르키예의 F-16 신형 전투기 40대 구입, 기존 F-16 편대 개량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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