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선균-女실장 사적 통화, 뉴스 가치 없다"..언론 보도 꼬집은 여야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8 06:38

수정 2023.12.28 11:05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언론의 선정적 보도와 피의사실 공표 비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3.12.27. /사진=뉴시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3.12.27.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씨(48)와 관련한 언론 보도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이씨와 유흥업소 실장의 사적인 통화 내용을 공개한 보도를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언론이) 범죄 사실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도 없는 내용을 방송해서 고인이 생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라며 "분명히 국가가 문제제기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방송이든 온라인이든 가짜뉴스에 대한 사전 단속과 사후 처벌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제2의, 제3의 이씨 같은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라며 "더 엄격하게 처벌하는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씨의 사생활을 폭로한 언론 보도를 꼬집었다. 박찬대 의원은 "이씨 관련 보도가 석 달간 20872건에 달한다고 한다"라며 "특히 언론이 이씨의 사생활을 무차별하게 폭로했다는 것이 밝혀지고, 마약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사적인 대화가 나왔는데 이게 뉴스 가치가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KBS도 선정적 보도를 하고 있다"라며 "공영방송으로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고민정 의원은 "인천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이씨를 조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라며 "이러한 피의사실 공표를 근절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은데 지켜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통화 내용 공개는) 뉴스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챙겨보고 재발하지 않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게 옳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서울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10시12분께 매니저로부터 '(이씨가)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고 한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매니저는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씨의 강남구 청담동 거주지를 찾아간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이씨의 위치를 특정하고 와룡공원 인근에서 이씨의 볼보 SUV 차량을 발견했다. 차 안의 이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조수석에서는 번개탄 1점이 발견됐다.
차 안에는 축구공과 모자, 섬유탈취제, 미개봉 상태의 바비큐 숯 등도 있었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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