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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판매가 26% 뚝… 배터리 소재사 그래도 웃는 이유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07 18:05

수정 2024.01.07 18:05

광물값 하락에 4분기째 떨어져
에코프로비엠 등 영업익 감소전망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론 전기차 보급 늘어날듯
LG화학이 생산한 양극재.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생산한 양극재. LG화학 제공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수출가격이 25%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판가 인하가 전기차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만 가격 25.8% 하락

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양극재 수출 평균 판매가격은 4분기 연속 하락했다. 구체적으로는 1·4분기 t당 5만1042달러였던 국내 양극재 수출 판매가격은 2·4분기 4만8570달러, 3·4분기 4만1676달러, 4·4분기 3만7887달러를 기록했다. 1·4분기 대비 4·4분기 양극재 판가 하락률은 25.8%에 이른다.

양극재 판가 하락은 리튬, 니켈 등 양극재를 구성하는 광물 가격들이 모두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t당 7만달러였던 수산화리튬 가격은 연말 1만6000달러 선까지 77.1% 이상 떨어졌다. 수산화리튬은 국내 배터리 소재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광물로 삼원계 배터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같은 기간 니켈도 3만달러 선에서 1만6000달러 선으로 46.7%가량 하락했다.

업계는 지난해12월도 양극재 판가 하락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광물-양극재 판가 사이에는 3~4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리튬 및 니켈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부터 12월까지 계속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올 초에도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등 양극재 전문 제조 기업의 지난해 실적도 급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퓨처엠은 10.4% 하락한 1486억원, 엘앤에프는 74.3% 떨어진 6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도움"

다만 업계는 양극재 판가 하락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위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테슬라 전기차 인하에 판매량이 늘어난 것을 보면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가격 민감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양극재 가격 하락에 따라 배터리, 전기차 가격이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배터리 소재사 관계자도 "현재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라며 "장기적으로 (안정화 되면) 원료 가격이 낮더라도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배터리 소재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가치의 범용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다.
LFP 양극재는 중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제품으로 삼원계 양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현재 3사는 모두 LFP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관계자는 "경쟁력을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 개발이 필수"라며 "공급망 다변화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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