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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기회온다면 한국 완전 초토화"..전문가 "美 관심끌기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0 13:07

수정 2024.01.10 15:38

"대한민국은 우리의 주적…전쟁 피할 생각 전혀 없어"
金, 전쟁 가능성 되풀이...정권안보에 스트레스 심한 듯
[파이낸셜뉴스]
북한은 지난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 차에서 경공업 발전 방안과 2024년도 예산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북한은 지난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3일 차에서 경공업 발전 방안과 2024년도 예산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북한 관영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는 발언을 보도했다.

■金 '자위적 국방력과 핵전쟁 억제력 강화' 제일 중시...

이날 통신은 그가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우리와의 대결 자세를 고취하며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적대국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제일로 중시해야 할 것은 첫째도, 둘째도 자위적 국방력과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며 이같이 공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한다"며 "대한민국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감히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그러한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김정은은 작년부터 극단적인 ‘전쟁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8월 전군지휘훈련에서 “남반부 점령”을 언급하고,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올해 시작하자마자 또다시 “전쟁 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전쟁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北 미국의 관심 전환 유도...'핵보유국 지위 달성, 정권안보에 두려움' 내재

이에 전문가는 "북한이 올해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어 미국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전환하기에 유리한 환경에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보유국 공식지위를 달성하려는 전략적 셈법을 가동시키는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정권안보에 대한 김정은의 두려움도 내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우선 김정은이 전쟁 의지를 드러내는 것은 한반도에서 긴장 수위를 가장 높게 끌어올리려는 의도 속에 '미국이 북한에 재주목'하도록 하려는 노림수가 담겨있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임 기간 북한 문제에 그다지 높은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인도-태평양, 유라시아,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현실화되었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여력이 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주목하지 않으니 다른 유사입장국도 관심이 저하된 가운데 한국이 주도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만들어내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가시화하는 방식으로 북핵 관심을 간신히 유지시키는 수준" 이라고 부연했다.

반 센터장은 또 "독재자 특성상 정권붕괴에 대한 작은 가능성에도 초초감이 있기 마련"이라며 "북핵에 한미가 참수작전, 북한정권 단호한 종말 카드로 맞서는 형국에서 자신도 모르게 북한 지휘부가 타격을 받아 정권붕괴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극한의 불안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전쟁이라는 가장 큰 긴장수위로 선제적으로 강압하면 외부에 의한 정권타격의 작은 가능성도 제거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김정은이 전쟁 도발시 이득보다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을 주지시킴으로써 오판을 방지하도록 유도해야할 것"이라며 "재래식 군사안보와 핵안보를 연계시킨 억제력 현시와 복합 시나리오 대응 반복숙달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이러한 복합안보를 NCG에서도 다루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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