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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 아닙니다"...세계 1위 안경왕국이 '청각 솔루션' 시장에 뛰어든 까닭은?[CES2024]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12 06:00

수정 2024.01.12 06:00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기(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의 에실로룩소티카 부스 에서 청력 강화 안경인 '뉘앙스 오디오'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기자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기(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의 에실로룩소티카 부스 에서 청력 강화 안경인 '뉘앙스 오디오'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김준석 기자】 "완전히 청력을 상실한 장애인이 아니라면 이 안경을 쓰고 정면의 상대와 대화 시 안경 착용자의 시야에 없는 사람들의 말은 들리지 않고, 대화 상대의 목소리 크기만 증폭됩니다. 대화 시 본인의 목소리도 들리게 됩니다. 상대방의 대화 음량을 들을 수 없어 소리지르듯 말하는 장애인들이 있는데 이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배려한 조치입니다."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기(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의 에실로룩소티카 부스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 최대 안경회사인 에실로룩소티카는 지난해 12월 '청각 솔루션 시장 확대'를 선언했다. 이어 첫 청각 솔루션 안경인 '뉘앙스 오디오'를 올해 하반기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대를 묻는 질문에 에실로룩소티카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1000달러(약 131만원)가량"이라고 밝혔다.

뉘앙스 오디오의 외관은 일반 뿔테 안경과 다른 점이 없었다. 안경을 착용하자 눈앞에 보이는 사람의 목소리 크기가 증폭됐다. 증폭 정도는 스마트폰앱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

에실로룩소티카 관계자는 기자에게 자신을 바라보지 말고 뒤 돌아있어 보라고 말했다. 영문을 모른 채 뒤돌아 있었다. 1분 후 그가 툭툭 치며 다시 자신을 보라고 했다. 눈이 관계자를 향하자 다시 그의 목소리가 증폭돼 들렸다. 그는 "방금 뒤돌아 있을 때 제품 설명서를 크게 읽었다"면서 "시야에서 사라지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믿을 수 없었지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동영상으로 장면을 찍어보여 '인증'하기도 했다.

증폭된 상대방의 목소리는 잡음이 들렸지만 대체적으로 잘 전달됐다. 하지만 다자대화의 경우 대화 참여자에 본인 목소리까지 겹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관련 질문을 하니 관계자는 출시 전 사내오디오팀·연구개발(R&D)팀·뉘앙스 관계자가 막판 연구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에실로룩소티카는 뉘앙스 오디오를 제작하기 위해 빔포밍 스타트업인 '뉘앙스'를 인수해 야심차게 준비했다. 빔포밍 기술은 특정한 방향으로는 신호가 세게, 다른 방향으로는 신호가 약하게 송수신되도록 조정하는 기술을 뜻한다.

에실로룩소티카는 완전 청력을 상실한 청각장애인을 제외하고 경증~중간정도의 장애인이 도움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실로룩소티카는 이 규모를 12억5000만명으로 보고 있다.

이날, 에실로룩소티카 부스에는 실제 청각장애인으로 보이는 관람객들도 보였다.
착용 후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관람객은 "보청기를 착용하면 한눈에 청각장애인임을 낙인 찍혀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겪었다"면서 "세련된 명품 안경 같은 외관이고 성능도 좋아 출시하면 당장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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