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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관,100억대 전략물자 中에 밀수출한 업자 적발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25 13:57

수정 2024.01.25 13:57

국내 통신장비 개발업체가 내수용으로 수입한 미국산 통신용 반도체 IC칩 매입해 밀수출
유통업체 A사가 내수용으로 수입한 IC칩.
유통업체 A사가 내수용으로 수입한 IC칩.
[파이낸셜뉴스] 전략물자인 반도체 집적회로(IC)칩 118억원 어치를 중국으로 밀수출한 유통업자가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세관은 전략물자인 반도체 집적회로(IC)칩을 중국으로 밀수출한 A사 대표 B씨(40대)와 이사 C씨(40대)를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B씨와 C씨는 해외 전자부품 국내 유통 딜러인 A사를 운영하면서 국내 통신장비 개발업체가 내수용으로 수입한 미국산 통신용 반도체 IC칩을 매입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으로 밀수출했다.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생산하는 해당 IC칩은 한국 공식 유통대리점을 통해서만 국내에 공급되는 물품이다. 유통대리점이 수입자로부터 최종사용자 확인서, 재수출금지 각서를 제출받아 유통관리를 해 A사와 같이 최종 사용자가 아닌 업자는 해당 물품 수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A사는 국내 통신장비 필요 이상의 IC칩을 한국 공식 유통대리점을 통해 정식 수입하게 한 뒤 초과 물량을 공급받아 밀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사는 국내 통신장비 개발업체로부터 매입한 IC칩을 소규모로 포장한 뒤 견본품으로 위장해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두 144회에 걸쳐 항공편을 통해 중국으로 밀수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사가 밀수출한 반도체 IC칩 9만 6000개(139억 원 상당) 중 5만 3000개(118억 원 상당)는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물품으로 드러났다. 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대외무역법에 따라 용도설명서, 수입목적확인서(수입국 정부 발행), 수입자와 최종사용자의 서약서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제출해 수출허가를 받아야하지만 A사는 이를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사는 밀수출 대금 회수를 목적으로 저가의 반도체소자를 홍콩으로 수출하면서 실제가격이 한화 400만 원 상당이지만 세관에는 한화 75억 원으로 부풀려 허위신고했다.
이후 해당 허위 송품장을 증빙자료로 은행에 제출해 반도체 IC칩 밀수출 대금 75억 원을 수령했다. 나머지 차액은 환치기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세탁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미국이 대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우회수출 통로로 이용될 우려가 크다"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보분석을 통해 전략물자와 수출통제 우범품목의 밀수출 및 부정수출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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