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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요르단기지 피습, 드론 피아식별 불능에서 비롯"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1.30 02:34

수정 2024.01.30 02:34

[파이낸셜뉴스]
미군의 요르단 기지가 28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날아온 드론들의 공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하면서 미국이 보복을 다짐한 가운데 이들 드론이 귀환하던 미군 드론들과 섞이는 바람에 피아식별이 불가능해 요격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2일 촬영돼 29일 공개된 플래닛랩스 PBC의 요르단 타워22 전초기지 위성사진. AFP연합
미군의 요르단 기지가 28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날아온 드론들의 공격을 받아 3명이 사망하면서 미국이 보복을 다짐한 가운데 이들 드론이 귀환하던 미군 드론들과 섞이는 바람에 피아식별이 불가능해 요격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2일 촬영돼 29일 공개된 플래닛랩스 PBC의 요르단 타워22 전초기지 위성사진. AFP연합


요르단의 미군 기지가 공격을 피하지 못한 원인으로 드론 피아식별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요르단 미군기지를 공습한 드론이 하필 기지로 귀환하던 미군 드론들과 섞이는 바람에 방어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드론과 이라크 무장단체의 드론들이 섞이면서 이 드론들이 아군 소속인지 여부가 불분명해 요격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미 관리들에 따르면 미군 기지를 공격한 드론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단체가 날린 것이다.


이번에 공격을 받은 미군 기지는 요르단의 이라크와 시리아 접경지대에 위치한 '타워22' 전초기지다. 드론 공습으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했다.

미 관리들은 드론이 하필 숙소에 떨어지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건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했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아직까지 이란이 직접 연관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 무장단체들에 대한 공습과 함께 이란도 그 목표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미 관리들은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이란 영토 공격은 가능성이 낮은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아울러 예멘 후티반군에 대한 추가 공격도 검토 중이다. 후티반군이 26일 미 구축함 카니호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카니가 이를 요격한데 따른 것이다. 미 군함을 향한 도발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뒤에서 중동지역 무장단체들을 조종하는 이란과 직접 맞붙어 또 다른 중동전을 일으키지는 않으면서도 이란의 시도를 실패하게 만드는 대응 방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 대사관 인질 사건으로 이란에 강경했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도 이란 선박들과 역외 이란 석유설비들을 공격했지만 이란 영토 공습은 없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이번 공격을 누가 저질렀는지 아직 찾고 있다면서도 이란의 후원을 받는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그 배후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에 근거지가 있는 무장단체로 시리아에도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커비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체적으로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방법을 찾아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은 이번 드론 공격에 어떤 관련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이 부동산 위기 속에 경제가 침체되면서 석유수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오전 장에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15달러(1.38%) 하락한 82.40달러로 떨어졌다.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1.15달러(1.56%) 내린 76.79달러로 밀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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