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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지난해 21조 수주 ‘역대 최고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1 18:17

수정 2024.02.01 18:17

적자에도 수주 잔액 꾸준히 상승
올해부터 고객사 본격 확대 전망
GAA 공정 안정화에 성패 달려
AI시장 성장세는 절호의 기회
삼성 파운드리, 지난해 21조 수주 ‘역대 최고치’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적자 속에서도 수주 규모가 사상 최대인 160억 달러(21조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파운드리 실적 개선을 이끌 변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완성도와 인공지능(AI)발 특수가 꼽힌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인 GAA에 기반한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이하 공정에 대한 고객사 신뢰도를 높여 AI 바람에 올라탈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1일 KB증권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연간 수주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16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수주 잔고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고객사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며 수주 잔액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한 파운드리사업부의 올해 사업 성패는 수율(양품 비율) 등 제품 완성도와 직결되는 GAA 공정 안정화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3나노 GAA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의 4개면을 게이트로 둘러싸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기존 핀펫과 비교해 성능·전력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세화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나노부터 GAA를 도입했다.

반면 공정 난이도가 너무 높아져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쉽지 않다.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가 3나노는 건너뛰고, 2나노부터 GAA를 적용하기로 한 이유다. 다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GAA를 선제 채택하며 향후 2나노 이하 공정 안정성에서 우위를 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 시장 성장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게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 AI 가속기, AI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반도체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3나노 양산 가능한 곳은 TSMC, 삼성전자 단 2개사 뿐이다. 아직 상당수 고객사들은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삼성전자보다 안정적 생산능력을 갖춘 TSMC를 선호한다.
다만, TSMC가 주문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로 눈을 돌리는 고객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KB증권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고객사가 2022년 100곳에서 2028년 211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수주의 매출 인식 기간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 파운드리 실적은 올 상반기 바닥을 확인하고 하반기부터 개선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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