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마약파티가 경찰관 추락사로...모임 참석 주도자에 실형 선고[사건 인사이드]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07 11:53

수정 2024.02.07 11:53

'집단 마약 투약' 모임을 주도한 이모씨가 용산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9.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집단 마약 투약' 모임을 주도한 이모씨가 용산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9.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8월 27일 오전 4시 50분께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사건 발생 위치는 해당 아파트 14층이었으며 추락한 남성은 결국 숨졌다.

단순 추락사로 보였던 사건은 추락한 남성의 신원이 드러나면서 세간에 충격을 줬다. 해당 남성은 강원경찰청 기동대 소속 현직 경찰관인 A 경장(30)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산 아파트 경찰관 추락사 사건'이라고 불렸다.
더구나 부검 결과 A경장에서 소변과 혈액·모발에서 마약 성분까지 검출되면서 마약 사건으로 확대됐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A 경장은 사건 전날인 지난해 8월 26일 오후 10시께부터 해당 아파트에서 열린 거주자(세입자) 정모씨(46·요식업자)와 이모씨(32·대기업 직원)가 주도한 생일파티에 참석했다고 한다. 30평대 아파트에 모인 사람은 A 경장을 포함한 25명으로 모두 남성이었다.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모임은 A경정의 추락사로 종료됐다. 이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출동 당시 해당 아파트 세대에는 8명만 있었다. 25명 가운데 1명이 돌연 사망하자 8명만 남고 모두 현장을 떠난 것이다. 경찰 수사를 통해 이틀 뒤에 8명의 참가자가 추가로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5명, 1명, 3명이 추가로 드러났다.

수사가 시작되자 해당 모임은 단순 생일파티가 아닌 이른바 '마약 파티'라는 것이 드러났다.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코카인 등 투약 마약류의 종류도 다양했다. 이 가운데에는 ‘플루오르-2-오소(Oxo) 피시이(PCE)’와 ‘4-메틸메스케치논’ 등 신종마약도 포함돼 있었다. 마약 구매는 모인 2주 전인 지난해 8월 13일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A 경장도 사건 두 달 전인 6월 17일 현금을 주고 케타민 3g을 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시 A 경장을 포함해 최소 25명이 이 아파트에 모여 있었던 사실을 확인, 홍콩으로 출국한 외국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모임의 성격과 참석자들의 마약 투약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다만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6명뿐이다. 나머지 17명은 수사 중이다. 마약 정밀 검사에서 6명만 양성이 나왔고 17명은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A 경장의 추락사의 경우 마약에 취한 채 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모임 참가자들에서 범죄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정씨에 대해 징역 4년, 이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따로 기소된 모임 주최자 김모씨(32)에 대해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마약 전과가 없는 참석자들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마약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엑스터시나 케타민을 특정해 매수하지 않았다"며 "다양한 혼합 마약이 있을 가능성을 미필적으로 인식해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다. 피고의 소변 감정결과 신종 마약이 검출된 점에 비춰 사용도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위 마약파티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모임을 주최했고 20여명 참석자에게 다양한 마약을 제공하고 자기들이 사용하기도 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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