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220만원 내고 원룸서 살아요”...집주인 못 믿어 월세의 역습?[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0 15:00

수정 2024.02.10 16:27


서울의 빌라 밀집지역.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빌라 밀집지역.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빌라·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 월세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격은 계속 떨어지는데 월세만 '나홀로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오피스텔의 경우 6%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빌라·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의 경우 전세는 약세를 보이고, 월세는 강세를 보이는 양극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게 줄어든 비 아파트 공급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빌라·오피스텔, 월세만 나홀로 상승...100만원 기본?


자료 : 한국부동산원
자료 : 한국부동산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 B 빌라 전용 29㎡는 지난 1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면적이 다소 큰 전용 37㎡는 보증금 3000만원 기준으로 월세가 130만원이다. 월세가 5~10만원 정도 상승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광진구 화양동 D 빌라는 전용 29㎡가 월세 220만원(보증금 2000만원)에 최근 계약이 체결됐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서울에서 빌라 월세 100만원 이상의 임대차 거래가 총 487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권은 물론 서울 외곽지역에서도 고액 월세(100만원) 거래가 눈에 띄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빌라의 경우 전세는 계속 떨어지는 데 월세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월별 빌라 전세가 변동률을 보면 반짝 플러스를 보일 때도 있었으나 1년 내내 하락세를 유지했다.

반면 월세는 다르다. 서울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피스텔도 비슷하다. 전세시장은 약세가 계속되는 반면 월세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플러스 변동률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1~5월 하락세를 마무리 하고 6월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료 : 한국부동산원
자료 : 한국부동산원

전월세 전환율...아파트는 기는데 오피스텔 상승

월세 가격의 나홀로 상승은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 가장 크다. 특히 빌라·오피스텔의 경우 신규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월세를 택하는 세입자들이 많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비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7.2%를 기록했다.

월세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월세 전환율도 상승세다.

오피스텔의 경우 전국 전월세 전환율이 지난해 1월 5.56%에서 12월 5.97%로 상승했다. 이 기간 서울은 5.13%에서 5.6%를 기록했다.

빌라의 전월세 전환율도 오름세다. 전국 기준으로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해 1월 5.2%에서 11월 5.8%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이 기간 4.1%에서 4.7%로 상승했다. 은행권 전세대출 금리를 고려하면 월세 비용이 더 높은 셈이다.

주: 오피스텔 전월세 전환율 자료 : 한국부동산원
주: 오피스텔 전월세 전환율 자료 : 한국부동산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5.3%다. 빌라는 5.8%, 오피스텔은 5.97%다. 비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상승세가 아파트를 앞서면서 둘 간의 격차는 더 벌어진 상태다. 임대 수익만 노린다면 비 아파트가 더 이득인 셈이다.

문제는 공급절벽이 빌라·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대부분 소형으로 1~2인 가구 임대차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토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빌라·오피스텔 등 비 아파트 인허가 실적이 통계 공개(2004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지난해 빌라 인허가가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며 "월세 수요는 증가하는데 소형 평형 공급이 줄면서 비싼 월세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