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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푸는 상장사… 올해 3조 넘게 자사주 소각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2 18:16

수정 2024.02.12 18:16

SK이노·삼성물산 7천억 넘어
배당보다 주가 부양 효과 커
'곳간' 푸는 상장사… 올해 3조 넘게 자사주 소각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를 중심으로 올해 확정된 자사주 소각규모가 3조원을 넘는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1개 상장사가 총 3조3148억원 규모의 주식소각을 결정했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SK이노베이션으로 7936억원어치를 소각하기로 했고, 삼성물산이 767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1000억원어치 넘게 소각하는 기업이 9곳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식소각을 발표한 상장사는 5곳에 그쳤다.
소각규모도 지난해에는 3934억원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현대차(3154억원)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었다.

주식소각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 중에서도 효과가 뛰어난 카드로 꼽힌다. 선진국에서는 주가 부양 및 안정 측면에서 자사주 소각이 배당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한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자사주 소각 붐으로 올해 소각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규모는 2021년 2조5426억원, 2022년 3조5740억원, 2023년 4조7626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1조원가량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이미 3조원에 달하는 만큼 지난해 수치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이달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으면 주식소각은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지표 산출 공식상 PBR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하기 때문에 순이익이 증가하거나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자기자본을 효율화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자본 효율화를 위한 방안으로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와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지난 2010년 1월 대비 현재 코스피의 주식 수는 97%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토픽스(TOPIX) 지수의 주식 수는 오히려 5~6% 감소했다"면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나 보유 자사주의 소각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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