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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글로벌 AI 속도전, 파격 지원과 혁신만이 살 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3 18:47

수정 2024.02.13 18:47

세계 투자 봇물 터지고 판도 급변
정부 AI 대전환 발표, 실행이 과제
온픈A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토론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온픈A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토론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AI)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며 13일 여러 핵심 과제들을 발표했다. AI 기반 전 산업 혁신을 토대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고 광범위하게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연구개발(R&D) 허브가 될 수 있게 올해 1조8000억원을 들여 젊은 연구자를 지원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AI뿐 아니라 양자, 첨단바이오, 차세대 반도체, 우주 등 미래 기술을 집중 육성해 글로벌 과학기술강국, 디지털 모범국가가 되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정부 발표가 말잔치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현장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항시적으로 파악해 아낌 없이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세계는 AI, 첨단기술 주도권을 놓고 이미 불이 붙었다.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미국 증시의 원동력도 다름 아닌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는 지금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세계 투자 큰손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미래의 가능성에 앞다퉈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 챗GPT로 단숨에 AI 최선봉에 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행보도 말할 것 없다.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위해 7조달러(약 9300조원) 투자유치에 나섰다. 중동 오일머니와 협력 중인데, 성사되면 시장의 판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투자 규모다. 올트먼은 세계 10여곳에 공장을 신설, 이를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TSMC에 맡기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현실화되면 우리 기업에 미칠 파장도 엄청날 것이다.

AI 산업은 이미 세계 반도체기업 순위를 바꿔놓고 있다. AI 시대 최대 수혜자인 엔비디아 주가는 1년 전 주당 200달러였으나 지금은 700달러대로 뛰었다. 시총은 무려 2조달러대에 육박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한다.

TSMC의 AI 특수도 엔비디아 못지않다. TSMC는 엔비디아의 핵심 고객사이면서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 대부분과 거래한다. 지난해 첨단 미세공정 주문이 TSMC에 폭주했다. 외신은 TSMC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에 오른 것으로 점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693억달러(약 92조원) 매출을 기록해 인텔(542억3000만달러), 삼성전자(509만9000억달러)를 압도했다. 영업이익 격차는 더 심하다. TSMC는 81억6000만달러를 벌어 인텔(25억달러)보다 3배, 삼성전자(18억달러)보다 4.5배나 많다.

거대한 AI 시장 새 판을 쫓아가지 못하면 더 이상 반도체 강국 지위도 없다. 삼성이 3년5개월이나 사법리스크로 시달리면서 과감히 앞서 투자를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삼성은 AI서버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경쟁사 SK에 밀린다. TSMC와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도 더 벌어졌다.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기업의 기술혁신이 최우선이다. 기업의 혁신이 성과를 낼 수 있게 정부는 전방위로 지원해야 한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AI 전문인재 수(2020년 기준)는 주요 30개국 중 22위로 처져 있다.
기술인재가 있어야 혁신도 끌어올릴 수 있다. 확고한 AI 생태계 구축에 정부가 사활을 걸어야 한다.
구호로만 될 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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