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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의무 적용 3년 유예...전국 5만 가구 숨통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1 14:44

수정 2024.02.21 14:44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뉴시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가 3년간 유예된다. 지난해 1월 정부가 실거주 의무 폐지 방침을 발표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전국 5만가구에 달하는 입주 예정자들의 헤택이 예상된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전세 중심으로 거래가 늘면서 전세가격 상승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론 실거주의무를 폐지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실거주 의무가 시작되는 시점이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후 3년 이내'로 완화되는 내용이다. 부족한 잔금을 전세금으로 납부하려던 수분양자와 분양권을 거래한 경우 숨통이 트이게 됐다. 주택법 개정안은 오는 29일 본회의 통과후 시행된다.

현재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단지는 지난달 말 기준 77개 단지 총 4만9766가구에 이른다. 이 중 입주가 시작된 곳은 11개 단지 6544가구다. 대표적인 수혜단지로 거론되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의 수분양자 A씨는 "대출을 많이 받아 상환이 어려울 경우 분양권 전매도 생각했다. 잔금 납부에 대한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거주의무 유예가 부동산 시장 거래와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거주 제한이 완화돼 거래가 활발해지고, 잠겼던 매물이 나와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매매보다는 전세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세입주물량이 나오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권 매매 거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거주의무 유예보다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정책 방향대로 실거주의무는 폐지하거나, 해당 주택을 매도하기 전까지 실거주의무를 충족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실거주유예는 결국 미봉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거주 의무는 지난 2021년 2월 19일 이후 분양한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최초 입주일로부터 2~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1·3 부동산 규제완화에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되면서 시장에선 실거주 의무 역시 폐지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거주 의무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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