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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업체 인수한 월마트… 18년 연속 1위 삼성 정조준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5 14:21

수정 2024.02.25 14:21

미국 플로리다주 한 월마트 매장의 TV 판매대.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한 월마트 매장의 TV 판매대.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유통 공룡 월마트가 TV 업체를 인수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는 글로벌 TV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업계에서는 월마트가 북미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더불어 콘텐츠 플랫폼 사업 확대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월마트는 최근 회계연도 기준 4분기(11~1월) 실적 발표를 통해 비지오를 23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비지오는 스마트 TV와 사운드바 등을 생산하는 미국 가전업체로, 중저가 보급형 TV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월마트의 이번 비지오 인수는 미디어 광고 사업인 '월마트 커넥트'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비지오는 활성 사용자를 1800만명 이상 확보하고 있다.

월마트는 비지오의 TV 운영체제인 '스마트캐스트'를 탑재한 스마트TV를 고객 정보에 기반한 가정 내 광고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월마트는 이미 스트리밍 기기(셋톱박스) 업체 로쿠와 협력관계를 맺고 '온(ONN)'이라는 자체브랜드(PB) 스마트TV를 팔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시장 온의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13.3%를 차지했다. 이번에 인수한 비지오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 10.4%를 합산하면 23~24%대를 기록해 삼성전자 수량 기준 점유율(21.5%)를 추월한다.

트렌드포스는 "월마트가 비지오를 인수함에 따라 삼성전자를 제치고 미국 최대 TV 브랜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온과 비지오과 한 회사가 됨에 따라 글로벌 TV 출하량 상위 5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지오를 인수한 월마트의 도약으로 글로벌 TV 판매 1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11년 연속 1위를 수성한 LG전자는 더욱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
(단위 : %)
업체 점유율
삼성전자 18.60
LG전자 11.20
TCL 12.50
하이센스 11.40
(출처 : 옴디아)
중국 업체들은 이미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출하량 점유율은 11.2%로 중국 TCL(12.5%)과 하이센스(11.4%)보다 낮았다.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출하량 점유율도 2021년 19.8%에서 지난해 18.6%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구 전략으로 삼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75형 이상 매출 기준 점유율은 2021년 38.2%에서 지난해 33.9%로 내려앉았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20.3%에서 지난해 15.4%로 하락했다. 반면 TCL과 하이센스 매출 점유율은 2021년 5.9%에서 지난해 12.7%로, 하이센스도 같은 기간 5.5%에서 12.4%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콘텐츠 플랫폼인 '삼성TV플러스'와 'LG 채널'로 TV 사업의 새 수익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삼성TV플러스' 사용자가 보다 많은 콘텐츠를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 파트너십을 확대해 VOD 서비스를 업계 최다 수준으로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도 올해 CES 2024에서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webOS) 사업의 올해 매출을 조 단위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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