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가온 마지노선 29일…검경은 수사 착수 준비

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7 15:37

수정 2024.02.27 15:37

서울경찰, 의협·대전협 수사 착수…구속수사 등 압박
업무명령 조건 없어 남용 우려…전공의 직접수사 논란
"2차·개인병원 정상 운영 건강 위협 안돼" 주장도
실제 처벌되면 위헌법률심판 등 검토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실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장을 떠난 전공의가 1만 여명에 이르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데 이어 진료유지명령을 추가 발령했다. 정부는 최후통첩 시한으로 정한 29일까지 복귀하지 않을 경우 경찰·검찰 등을 통해 사법처리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사직서 1만여명'에 '진료유지명령'도 발령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주요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이었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7%인 8939명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정한 복귀 시한은 29일이다. 미 복귀자에겐 면허정지 처분과 사법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예고했다. 의료법 59조에 따르면 정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은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정부는 전날 정당한 사유없이 수련병원과 수련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수련병원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했음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진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며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과 수련의 자리로 복귀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오는 29일까지 병원으로 복귀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다음달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과 사법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예고했다. 의료법 59조에 따르면 정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은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검·경, 이미 수사 착수
이미 일부 고발건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시민단체는 지난 21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집행부와 박단 대전협 회장을 의료법 위반·협박·강요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또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병원 자료 삭제 등을 촉구한 게시글이 의사 커뮤니티 앱에 올라온 사건과 관련해서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중이다.

법무부도 대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했다. 대검은 일선 검찰청에 '강제수사를 포함,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하고 서울중앙지검은 대형병원을 담당하는 혜화·서초·수서경찰서 및 서울경찰청과 실무협의체를 가동했다.

실질적인 형사처벌 과정에선 일부 논란도 예상된다. 조진석 대한전공의협의회 자문 변호사는 "사직 의사를 밝힌 의사에게 업무를 계속하라는 명령은 헌법상 근로의 자유, 일반적 행동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익이나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일정 범위 내에서 기본권 제한이 가능하다"며 "현행 의료법 체계에서 충분히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복지부와 법무부는 이날 회의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사법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안을 공개했다. 법안의 세부 내용을 보면 필수의료인력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한 경우, 의료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해도 환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공개된 법안은 논의를 거쳐 보완 가능하며, 오는 29일 공청회에서 추가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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