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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EU 반독점 위반으로 2조6500억원 과징금...지루한 소송전 예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03:33

수정 2024.03.05 06:54

[파이낸셜뉴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애플 과징금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경쟁침해를 이유로 EU로부터 18억4000만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곧바로 소승 의사를 밝혔다. AP뉴시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자 경쟁담당 집행위원이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애플 과징금에 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경쟁침해를 이유로 EU로부터 18억4000만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곧바로 소승 의사를 밝혔다. 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4일(이하 현지시간) 애플에 18억4000만유로(약 2조6580억원)가 넘는 과징금을 물렸다.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제한한 혐의다.


애플이 EU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규모 과징금 소식에 애플 주가는 이날 하락했다. 애플은 4.56달러(2.54%) 하락한 175.10달러로 마감했다.

"소비자 피해" VS "근거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겸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애플이 지난 10년간 EU 경쟁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베스타게르 부위원장은 애플이 "애플 생태계 외부에 더 값 싼 음악서비스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개발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앱스토어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못박았다.

애플은 EU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위가 '소비자 피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소송은 EU 법정에서 수년을 지속할 전망이다.

통상 과징금의 48배


집행위는 이번에 대규모 과징금을 책정한 것은 애플 뿐만이 아니라 "비슷한 자원을 갖고 있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혀 미국 대형 기술업체들도 대규모 과징금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스타케르는 애플이 이전 관례를 따른다면 4000만유로(약 578억원)를 물게됐겠지만 이런 '통상적인' 과징금 규모는 "(애플에는) 지나치게 작은 부담으로 과속딱지, 주차위반 딱지보다도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문에 집행위가 총 과징금 규모를 애플 전세계 매출의 0.5% 수준인 18억4000만유로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과징금 규모의 48배를 물도록 했다는 뜻이다.

베스타게르는 아울러 애플이 이번 조사 과정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제출했다"며 이 점 역시 대규모 과징금 책정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집행위는 애플에 5억유로 과징금을 물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그 3배가 넘는 금액을 과징금으로 책정했다.

애플에 물린 18억4000만유로 과징금은 EU 경쟁당국이 물린 과징금 사상 3번째로 많은 규모다.

가장 많은 과징금이 부과된 업체는 알파벳 산하 구글이다. 지난 10년간 반독점법 위반으로 모두 80억유로(약 11조5600억원) 넘게 과징금을 물게 됐다.
다만 구글은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과징금을 아직 내지 않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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