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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시설 챙겨온 김행, 억울한 이유는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7 18:39

수정 2024.03.17 18:40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진중권 교수와 충돌
자신의 발언 왜곡 공격 호소
"제 인생,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해"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사진=뉴스1화상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설전을 벌인 후 "제 인생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9월 17일 김 전 위원이 '김형완의 시사인권 토크'에서 했던 발언을 놓고 진 교수가 자신을 공격했던 것이 지난 15일 C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시 불거지자, 김 전 위원은 '왜곡된 가짜뉴스'로 피해를 봤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위원은 당시 '강간을 당해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받아줘야 한다'고 얘기했으나, 진 교수는 청문회 직전 김 전 위원이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한다'고 공격했다는 것이다.

평소 미혼모 시설을 지원하고 해외에서도 여성 인권을 살펴온 자신의 인생이 진 교수의 왜곡된 공격에 훼손됐다고 김 전 위원은 강하게 호소했다.

당시 '시사인권 토크'에서 김 전 위원의 발언을 살펴보면,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예를 들어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김 전 위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를 하기 전 CBS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강간을 했을 때는 낙태를 불법화한 나라에서 조차도 예외적인 경우로 인정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라며 "그것도 낳으라고 얘기하는 거잖아요"라고 공격했다.


진 교수의 이같은 공격에 김 전 위원은 "저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라고 분명히 발언했다"며 "단언컨대 저는 '강간 당한 여성이 아이를 낳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김 전 위원과 진 교수는 지난 15일 해당 CBS라디오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면서 이 문제로 충돌하게 됐다.

김 전 위원이 진 교수의 가짜 뉴스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자, 진 교수는 "강간당한 여인이 왜 애를 낳냐, 낙태를 금지한 나라에서도 그런 경우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한다"며 강간 당한 여성의 출산 자체를 거론한 것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위원은 "그게 어떻게 같냐"고 했고, 진 교수도 재반박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며 충돌해 결국 마이크가 꺼지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충돌에 김 전 위원은 "진중권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왜곡 발언은 가짜뉴스로 일파만파 퍼졌다"며 "저는 수 차례 반박 보도자료도 내고, 여러 형태로 반론도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은 과거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시절 미혼모 보호시설 애란원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난곡의 베이비박스 시설 등 많은 미혼모 단체를 지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인종 청소를 당한 로힝야족 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방글라데시로도 넘어가 지원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은 "제 인생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다"며 "저의 인격은 산산조각 났고, 저의 60 평생은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한편, 김 전 위원과 진 교수의 충돌 이후 언론테러 범시민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CBS 라디오의 편파진행과 진중권 교수의 일방적인 몰아세우기 평론이 극단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누구도 강간을 당해도 무조건 애를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며 "언론자유가 아무리 중요해도 언론이 허위의 사실로 한 사람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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