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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세포공장에서 나일론 원료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14:42

수정 2024.03.18 14:42

화학연구원, 석유화학공정 대체 기술 개발
FDA서 인정한 효모 활용해 아디프산 생산
화학연구원 백승호 선임연구원(오른쪽)과 이상민 학생연구원이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을 위한 미생물 세포공장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 균주를 배양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화학연구원 백승호 선임연구원(오른쪽)과 이상민 학생연구원이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을 위한 미생물 세포공장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 균주를 배양하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 백승호·노명현 박사팀이 석유화학 공정 대신 미생물을 활용하는 합성생물학 기술로 나일론 원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나일론 원료를 만드는 미생물 세포공장은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식품첨가 안전물질(GRAS)로 지정돼 있는 효모를 사용했다.

18일 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산업용 미생물로 활용되는 유질 효모인 '야로위아 리폴리티카(Yarrowia lipolytica)'를 활용해 나일론 섬유의 필수 중간 원료인 '바이오 아디프산(Adipic acid)' 생산용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했다.

아디프산은 나일론 원료이자,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재료, 식품첨가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핵심 화학소재이다.
대부분의 아디프산은 나프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로 만든다. 석유화학산업에서의 친환경 규제와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생산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진은 합성생물학 기술을 기반으로 지방산 유래 산물 분해 능력을 인공적으로 조절하고, 아디프산 생산량이 증가하도록 미생물의 특성을 재설계했다.

일반적인 유질 효모의 지질 분해 과정은 카복실기가 양 끝에 붙어있는 디카르복실산 형태로 변환되는 '오메가 산화기작' 이후 분해경로를 통해 유질 효모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아세틸코에이 등의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는 '베타 산화기작' 과정을 거친다.

연구진은 식물성 오일에 다량 함유된 지방산 유래 산물을 디카르복실산으로 원활하게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를 선별, 오메가 산화 원리를 강화했다.

또, 6번의 반복적인 순환 과정을 통해 디카르복실산으로부터 에너지 생성과 생존에 필요한 아세틸 코에이를 생산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3번만 순환되도록 하고, 나머지의 디카르복실산은 아디프산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베타 산화 원리'을 최적화했다.

한편, 연구진은 미생물 세포공장 개발 기술을 바이오매스 관련 권위 학술지인 '바이오리소스 테크놀로지(Bioresource Technology)'에 발표했다.


화학연구원 이영국 원장은 "이 기술은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첨단바이오 분야의 핵심인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확보된 바이오 아디프산 생산 맞춤형 미생물 세포공장 기술"이라며, "향후 대한민국 바이오소재 생산 원천기술 확보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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