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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약속에 불 붙은 ‘전남·경북 지역의대’ 신설 경쟁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8 19:32

수정 2024.03.18 19:32

김영록 지사, 전남국립의대 추진
캐나다 사례 딴 목포·순천대 통합
"2000명 증원안 포함이 우선목표"
경북, 안동대·포스텍 의대 기대감
이철우 지사 "의료공백 해소하고
의사과학자는 국가경쟁력 될 것"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가 18일 전남도청 기자실에서 전남도 통합국립의대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남도 제공
김영록 전남도지사(가운데)가 18일 전남도청 기자실에서 전남도 통합국립의대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남도 제공
경북 포항시가 지난해 11월 시청 대잠홀에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 촉구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지난해 11월 시청 대잠홀에서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설립 촉구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안·안동=황태종 김장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도 민생토론회에서 밝힌 의대 신설 약속의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의대 신설은 윤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오는 2026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거론됐던 포스텍 의대, 카이스트 의대 등을 포함한 각종 의대 신설은 당장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현실적으로 당장 내년 의대신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2년 뒤에나 지역 의대 신설이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전남 지역 방문 와중에 가진 민생토론회에서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약속하면서 타 지역의 의대 신설 기대감에 불을 다시 지폈다. 다만 정부는 의대 신설을 요구하는 각 지자체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먼저 내놔야 한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정부는 전남도 지역 의대 신설이 논란이 되자, 해당 지자체가 타당성 있는 안을 먼저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의대 신설의 책임을 각 시도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순천대와 목포대 공동 의대 설립을 추진할 의향을 내비쳤다. 하지만 두 개 대학에 하나의 의과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제도나 지방자치제도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 전남국립의대 목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날 "전남 국립의대는 (국립 목포대와 순천대를 아우르는) 통합국립의대로 신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에 꼭 포함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후속 브리핑에서 "이번 기회를 활용해 반드시 국립의과대학을 유치하겠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양 대학과 협력해 전남도 통합국립의과대학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1도(道) 1국립대를 목표로 한 국립대 간 통합 추세와 지역 간 갈등 방지라는 대의명분, 방향성 등을 두루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등을 전제로 '통합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에 포함시키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관련 중앙 부처와 언제, 어떤 규모, 어떤 방식으로 전남형 국립 통합 의대를 추진할 지 신속하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의 이번 발언은 경북도가 최근 '안동대 의대' 신설 계획을 정원 증원안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정식 공문으로 중앙 부처에 요청한 것이 자극제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지사는 또 다른 관심사인 '어느 대학에 의대를 설립할 것인지', 즉 단독 의대 신설 여부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고 목포대든 순천대든 어느 한 쪽으로 가게 되면 도민들만 곪게 된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지사는 "무조건 (국립 의대를) 가져오는 게 최우선 과제"라면서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통합 의대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2000명 증원시 전남 의대 신설 계획을 포함시키고 그마저도 어렵다면 단일 의대를 진행하되 어느 한 쪽에 치우지지 않도록 도민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대안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가 밝힌 통합 의대는 캐나다 노던 온타리오 의대를 롤모델로 하고 있다. 선더베이 레이크헤드대학에서 서부캠퍼스, 서드버리 로렌시안대학에서 동부캠퍼스를 각각 단일 의대로 운영 중인 사례를 벤치마킹 해 목포대와 순천대에 통합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취지다.

■"경북에도 의대 신설 해달라"

경북도는 안동대 국립의대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포스텍 의대 신설에 기대감을 다시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중 80%를 비수도권 배분에 무게가 실리면서 신설 의대 추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에 안동대 국립의대와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신설을 위한 정원을 요청했다. 또 의대 증원 인원에 지역 신설 의대 부분(2026학년도 정원)을 할당해 줄 것도 함께 건의했다.

안동대 국립의대는 지역 내 의료공백을 해소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안동병원 및 안동의료원과 협력해 지역 인재 중심으로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포스텍 연구중심 의과대학은 의과학전문대학원 형태의 8년 복합학위과정을 도입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며 스마트병원, 의과학 융합연구센터를 갖출 계획이다.

의사과학자(MD-PhD)는 의사면허 소지자이면서 과학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로서, 기초과학 연구와 임상진료를 연계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 미래 산업인 바이오헬스분야 연구 기반의 핵심 융·복합 인재가 의사과학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와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경북에 의과대학 신설은 꼭 필요하다"면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이 관건이고 의사과학자 양성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도는 안동대 국립의대 설립을 위해 △국회 포럼 및 토론회 개최 △유치 촉구 궐기대회 △경북·전남 국립의대 설립 대정부 공동건의문 발표 △안동대·안동병원·안동의료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포스텍의대 설립을 위해 '의사과학자 등 융복합 인재양성'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 △비전 선포식 및 국제 컨퍼런스 개최 △포스텍 의대 및 병원설립을 위한 지역병원 업무협약식 △국회 정책 토론회 등을 추진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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