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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 8주년…이세돌, 구글과 만났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19 10:06

수정 2024.03.19 10:06

이세돌 9단이 지난 2016년 알파고와의 대결 8년을 기념해 구글과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상 캡처.
이세돌 9단이 지난 2016년 알파고와의 대결 8년을 기념해 구글과 특별인터뷰를 진행했다.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구글이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의 역사적 대국 8주년을 맞아 이세돌 9단과의 특별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이세돌 9단은 "공공선을 위한 AI 개발이 AI의 핵심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19일 오전 공개된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던 이세돌 vs 알파고, 그 후 이야기'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세돌 9단과 AI로 인한 그의 삶의 변화, 그리고 AI가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국은 전 세계 이목을 끈 세기의 대결이었다.
인간 대 AI의 두뇌 대결은 매우 이례적이었지만 당시엔 이세돌 프로의 승리를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바둑은 인간만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결과는 4대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럼에도 이세돌 프로는 ‘인류를 지킨 한 판’ ‘신의 한 수’의 주인공이 됐다고 구글은 평가했다.

인터뷰 영상에서 이세돌 프로는 당시 알파고와의 대결에 대해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고 (알파고가) 바로 수를 두는 모습을 보니, 정말 벽에다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결은 바둑에 대한 관심도도 끌어올렸지만, 배우는 과정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두 명의 사람이 수를 고민하고 두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트레이닝을 AI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세돌 프로는 "기보는 알파고 출시 전후로 완전 달라졌다.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며 '기보는 근데 AI가 나온 이후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추는 것 같아서 오히려 예술성이 퇴색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아마추어들 입장에서는 AI를 보고 배우는 기보의 내용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배우고 즐기는 입장에서는 더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어떤 수가 좋고 나쁜지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고 했다.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AI 기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털어놨다. 공공선을 위한 AI 개발이 핵심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프로는 "제대로 준비가 안되어 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속도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대로 준비해서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인간에게 유익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AI를 벌써부터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두려움을 느끼던 느끼지 않던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조절이다. 기술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준비 한다면 기술이 부정적 방향으로 발전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AI 기술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 방향으로 발전이 없다면 인류는 굉장히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 같다.
당장 AI에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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