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공의들, 싱가포르 의사시험 준비 중…국가경쟁력 손해"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2 06:21

수정 2024.03.22 07:10

방재승 위원장, 라디오 방송 출연해 대화 촉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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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확정한 가운데, 방재승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공의들 상당수가 이런 시스템에서는 의사 하기 싫다며 미국과 싱가포르 의사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방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공계 계통의 인재 유출이 의학 쪽으로 온 것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손실인데, 의학 쪽으로 온 이공계 인재들이 다른 나라 의사를 지원해서 다른 나라 국민을 치료해 준다면 얼마나 자괴감이 드는 상황인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방 위원장은 “빨리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전공의들을 복귀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일단 전공의들에 대한 사법적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를 해 보자는 정부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의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증원 인원의 82% 수준인 1639명이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됐다. 18%는 경기·인천 지역 대학이 차지했다.
서울 소재 8개 의대는 증원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방 위원장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지방국립대 어떤 대학은 원래 정원이 49명인데 200명으로 발표가 됐다. 의료 현장에 있는 교수로서는 4배의 의대생을 배분했을 때 교육을 시킬 수가 없다는 걸 누구나 다 잘 안다”고 주장했다.


방 위원장은 “수업실에서 강의만 하는 게 아니라 실습을 나가야 하는데 병원 규모가 3~4배가 더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라며 “현실적으로 재원을 어디서 조달하며 교수진을 어디서 구하며 실현성이 없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비수도권에 정원 82%가 배치된 것에 대해서는 “지방의대 나온 학생들이 결국 수도권으로 와서 전공의 트레이닝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며 “향후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이 생각하기에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은 필수의료 강화, 지역 의료 강화, 공공의료 강화”라며 “그런데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에는 그런 세세한 게 하나도 안 들어가 있다”고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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