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문연지 30분만에 120인분 동났어요" 고물가 시대 '천원의 아침밥' 오픈런

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4 09:00

수정 2024.03.24 18:16

학교 대부분 재정부담에 인원 제한
정부예산 늘었지만 공급 부족 여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1층 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1층 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일부러 시간 맞춰 나왔는데 허탕이에요."

지난 22일 오전 9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1층 식당. 경영학과 3학년 이모씨는 아침밥을 먹으러 학생식당을 찾았지만 발길을 돌렸다. 이씨는 "한끼를 싸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끝났다. 편의점에 가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고물가 시대를 반영하듯 '천원의 아침밥'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은 높았다.
수요가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이씨처럼 먹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학생들은 더 많은 지원을 원하는 눈치였다.

천원의 아침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2000원을 지원하면 지자체, 학교 등이 추가비용을 부담해 학생에게 1000원에 아침밥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지만 지원 규모를 늘리지 못하다가 고물가에 학생들의 호응이 급증하자 지난해 사업예산이 25억원으로 늘었다. 전년 대비 5배 규모다. 올해는 작년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난 48억원이 책정됐다. 건국대는 지난 18일부터 이번 학기 '천원의 아침밥' 운영을 시작했다. 아침 8시10분부터 수십명이 긴 줄을 서서 밥을 먹기 시작해 8시30분이 조금 지나 100인분이 모두 동났다. 여유분으로 준비된 20인분마저 다 팔려나갔다. 9시30분까지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정했지만 일찍 오지 않은 학생들은 먹을 수 없었다. 건국대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 120명 정도까지 받았는데 평균적으로 그 이상 먹지는 않았다"며 "식당에서 점심 준비를 시작하는 부분도 고려해 반영한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천원의 아침밥이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지만 학교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인원수에 구애받지 않고 천원의 아침을 주는 대학은 고려대 정도다.
대부분 학교는 하루 150명 내외로 식사 수를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한 세종대는 2학기에 사업을 중단했다가 올해 재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학교가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천원의 아침밥) 운영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도 내년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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