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내 월급 내가 정한다면?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5 07:46

수정 2024.03.25 07:46

일본 기후시에서 화장품 판매와 미용실 경영을 하는 '이코노와'는 사원 전원이 참가하는 급여 회의를 진행한다. 직원들이 회의에 참여한 모습. 아사히신문
일본 기후시에서 화장품 판매와 미용실 경영을 하는 '이코노와'는 사원 전원이 참가하는 급여 회의를 진행한다. 직원들이 회의에 참여한 모습. 아사히신문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결산 서류를 보여줄 테니, 급여는 스스로 결정하세요."
아사히신문은 25일 일본 기후시에서 화장품 판매와 미용실 경영을 하는 '이코노와'가 진행하는 급여 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곳 급여회의엔 사원 전원이 참여해 스스로 급여와 경영 목표를 결정하는 독특한 근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코노와는 무토 하나오리 회장이 머리 염색약 수입 판매 회사로 2008년에 시작했다. 처음엔 개인사업자 수준이었다가 2017년 모친의 미용실을 물려받게 되면서 회사가 커졌다.


당시 어머니 시대의 직원들은 모두 가게를 떠나고 10명의 미용사를 새로 고용했다.

인사 관리를 할 능력은 없는데 월급을 더 올려 달라는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면 알아서 하라"는 게 급여 회의의 시작이었다.

회의는 3월과 10월 연 2회다. 사원 전원이 참여한다. 손익계산서나 대차대조표를 제시한 후, 다음 분기 목표를 세우고, 매출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비용을 역산해 급여를 어떻게 분배할지 결정한다.

아직도 시행착오 중이지만 확실히 바뀐 것은 사원의 의식이라고 무토 회장은 말한다.

미용실에서 판매하는 샴푸의 예약 판매를 강화하거나 고객층에 따라 대응을 바꾸어 보는 제안을 하는 등 미용사가 스스로 제안하는 경우가 늘었다.

화장품 수주 담당 사무원은 신상품 패키지 디자인 아이디어를 냈다. 스스로 카메라맨을 찾아 비용을 계산하고 채용했다.

직원들은 이런 현장을 통해 경영 경험을 늘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커진다.

이직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업계 가운데 이코노와에서는 설립 당시 10명의 미용사 중 8명이 지금도 남았다.
 
이코노와에서는 또 미용실 경영을 유사 체험하는 보드게임 등을 통해 직원들의 경영 마인드를 키우고 있다.

무토 회장이 목표로 하는 것은 '지시 없는 경영'이다.
그는 "불만 속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도 사원도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한 실험"이라고 이야기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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