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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기관에서 미국 반도체와 OS 점차 퇴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25 13:46

수정 2024.03.25 13:46

지난 2022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내 인텔의 전시장 모습.신화연합뉴스
지난 2022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내 인텔의 전시장 모습.신화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정부 부처와 공기업에서 사용하는 PC와 서버에서 인텔과 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점차 퇴출시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외국 기술을 자국 것으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중국 재무부와 공업정보화부(MIIT)가 지난해 12월 조용히 공개한 지침에 따라 퇴출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침은 마이크로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와 외국에서 개발된 데이터베이스용 소프트웨어 대신 자국 제품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부처와 당 기관들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프로세서와 OS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첨단 반도체 제조 설비의 대중국 수출을 막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구매 지침은 중국이 대체 기술을 개발을 위해 내린 가장 중대한 조치라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지침은 군과 정부, 주정부의 기술 부문 자립을 위한 국가적 전략인 신촹(信創)의 확대를 위한 것으로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하면서 구체적이고 뚜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비슷한 무렵 중국 정보기술보안평가센터도 중국에서 개발된 것으로만 구성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프로세서 및 운영체제 목록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화웨이와 페이텅을 포함해 등 승인된 18개사의 프로세서가 포함됐다.

중국 국영기업들은 감독 기관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2027년까지 중국산 기술로 전환을 마칠 것을 지시받았다.

지난해부터 이들 기업들은 IT 체제 교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 기술이 일부 허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인텔과 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중국 정부가 허용하는 명단에 오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포함되기 위해서는 설계와 개발, 생산이 모두 중국에서 이뤄져야 하며 제품의 연구개발(R&D) 문서와 코드도 제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주도로 외국산 하드웨어를 퇴출하면서 인텔과 AMD 같은 미국 첨단 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텔에게 중국은 최대 시장으로 전체 매출 540억달러의 27%를 차지했으며 AMD도 매출 230억달러의 15%를 중국에서 나왔다.

MS는 중국 시장 매출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으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이 지난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1.5%가 중국에서 나온다고 언급했다.

자산운용사 번스틴의 칩 전문가 린칭이안은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PC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제한적인 것을 볼때 서버의 교체가 더 빨리 진행될 것이며 2026년이면 '신촹' 서버가 중국 전체에서 출하되는 서버의 23%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저상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정부와 당기관, 8개 주요 산업의 IT 인프라 교체에 약 6600억위안(약 123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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