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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개전 이후 최대 규모 反정부 시위 "인질 구출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1 10:16

수정 2024.04.01 10:16

예루살렘 국회 인근에 시위대 10만명 집결 가자지구 개전 이래 최대 규모 反정부 시위 인질 구출 못하면서 전쟁만 이어가는 네타냐후 퇴진 요구 네타냐후 "지금 선거하면 인질 협상 더 늦어져" 퇴진 거부
3월 31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인근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네타냐후의 사진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3월 31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 인근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네타냐후의 사진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78일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에서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반(反)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끝내지도 못했다며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국회 의사당 인근에는 주최 측 주장으로 약 1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려 네타냐후 정부의 퇴진을 요구했다. 전날에도 텔아비브 등 주요 대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다.
지난달 31일 시위는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추정된다.

국회 앞에 모인 시위대는 네타냐후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제거 작전을 약 반년 동안 진행했지만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는 이스라엘 인질들을 데려오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약 1200명을 살해하고 약 240명을 납치했으며 지난해 11월 임시 휴전 당시 약 100명을 석방했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134명 남짓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생존자 숫자는 불분명하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외에도 네타냐후의 우파 정부가 유대교 초정통파 주민들의 병역 거부를 두둔하는 상황도 시위대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네타냐후의 아들인 야이르 네타냐후는 전시 상황에서 군대에 가지 않고 개전 이후 줄곧 미국에 머물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이날 시위가 지난해 네탸나후의 사법부 장악 반대 시위를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앞에 모인 시위대는 앞으로 나흘간 연속 시위를 예고했다.

같은날 네타냐후는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남단의 라파 지역 진입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그는 라파 지역의 민간인 대피를 준비했다며 "라파 작전 없이는 하마스를 이길 수 없다. 남은 하마스 부대를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인질을 구출하지 못했다는 시위대의 비난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가 최근 휴전 협상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면서 "군사적 압박과 협상장에서의 유연성 발휘가 합쳐져야만 인질을 데려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현 정부 해체 및 조기 총선에 대해 "조기 총선을 치르면 이 나라와 인질 석방 협상이 최소 6∼8개월 동안 마비될 것"이라면서 "이날 수술 후 곧바로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전날 정기 검진에서 탈장이 확인되어 지난달 31일 전신 마취 상태로 수술을 받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일 발표에서 네타냐후가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으며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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