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리 구토했다"..똥물 된 템스강에 조정선수들 '곤혹'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1 13:27

수정 2024.04.01 13:27

영국 런던 템스 강에서 개최된 제169회 조정경기 / AP연합뉴스
영국 런던 템스 강에서 개최된 제169회 조정경기 /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영국 중남부를 가로지르는 템스강이 배설물로 뒤덮여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템스강에서 허용치를 넘어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환경단체 리버 액션은 최근 해머스미스 브리지 주변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을 검사했다. 단체는 "검사 결과 물 100ml 당 평균 2863CFU(세균수 단위), 최고 9801CFU가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영국 환경청의 해수욕장 수질 기준(1000CFU 미만)의 10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해당 검사 발표 이후 조정 선수 지원 단체인 브리티시 로잉(British Rowing)과 리버 액션은 경기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에게 상처 부위를 완전히 가리고 강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노를 저을 때 튀는 물도 조심해야 하며, 실수로 강물을 삼킬 경우 의료진에게 진단받으라고 당부했다. 우승팀이 강물에 뛰어들며 자축하는 게 전통이지만 이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된다.

BBC방송에 따르면 템스강은 배설물 등으로 냄새도 참기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를 치른 옥스퍼드대의 레너드 젱킨스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경기 전 미리 구토를 하고 왔다"라며 "강물에 '똥'만 좀 적었어도 나았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템스강이 이처럼 배설물 오염이 심각한 이유는 1989년부터 민영화된 수도 회사들이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 대량으로 방출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영국 환경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영국 전역의 미처리 하수 방출 기간은 모두 360만 시간으로, 이는 2022년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국은 빗물과 하수가 같은 관으로 흐르기 때문에 홍수 땐 역류를 막기 위해 하수를 일부 유출하도록 설계돼 있다.
아주 이례적인 경우만 허용돼야 하는데, 마구잡이로 허용되다 보니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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