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1억원어치 굿판 벌린 무당 무죄에 검찰 '항소'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1 17:39

수정 2024.04.01 19:18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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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점을 보러 온 사람에게 "퇴마굿을 하지 않으면 가족 모두가 죽을 수 있다"며 굿을 권유해 1억원가량을 뜯어낸 무속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26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모속인 김모씨(50)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사실오인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3월에 서울 중랑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법당에 몸이 아파 점을 보러 온 A씨에게 "퇴마굿을 안 하면 네가 죽고 제정신으로 사람 구실을 할 수 없을 것이고 가족들이 죽을 수 있다"며 굿을 하는 대가로 7개월간 30차례에 걸쳐 7937만원 상당을 받았다. A씨를 따라 법당을 방문한 B씨도 간경화 합병증을 앓는 아버지에 대해 "퇴마굿을 안 하면 아버지가 죽고 너도 동생도 엄마도 죽는다"는 김씨의 말을 듣고 굿값으로 1달간 2500만원이 넘는 돈을 건넸다.

A씨와 B씨는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굿을 하지 않았을 때 가족들에 대해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고 기망해 굿값을 편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증거만으로는 피해자들을 기망해 굿값을 편취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1심 재판부는 김씨의 행위를 일종의 종교행위로 봤다.
1심 재판부는 "김씨는 굿단을 운영하고 신내림 굿도 받는 등 무속인으로서 경력과 활동이 있는 사람"이라며 "비록 요청자가 원하는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다 해도, 무당이 요청자를 기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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