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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일 쉰다"… '총선 특수'에 들썩이는 내수 경기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09 18:06

수정 2024.04.09 18:06

선거 당일부터 주말까지 '대목'
국내여행 등 항공권 예약 늘고
벚꽃 개화 맞물리며 소비 활발
선거운동 비용 등 파급 효과도
5달째 '내수 둔화' 진단을 받은 우리 경기가 선거로 반짝 활기를 보이고 있다. 4년만에 추가로 생긴 공휴일을 두고 여행을 비롯해 외식 등 서비스 소비가 깜짝 증가를 나타냈다. 선거 당일 외에도 표심 잡기에 나선 후보들이 투입한 비용도 일각에서는 '대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총선 당일과 이후 주말인 14일까지 항공권 예약률은 평시 대비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틀 연차를 내면 주말까지 4박5일의 짧은 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만큼 주변 국가로의 여행도 크게 늘었다. 벚꽃 관광으로 최근 인기가 더 높아진 일본여행의 경우 4월 기준 모두투어 65%, 노랑풍선 85% 등 높은 예약률을 보이는 추세다.


때아닌 휴가철 특수를 누리는 것은 비단 해외여행만의 일이 아니다. 국내 주요 관광지 역시 벚꽃 개화기가 총선일에 가까워지며 소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해 벚꽃 여행 기간에는 주요 명소를 중심으로 개화기 3주 전보다 최대 3배 넘게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총선 휴일로 근무일수가 줄고, 이어 개화기도 늦어지며 소비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축제기간도 덩달아 연장됐다. 서울권 벚꽃 명소로 유명한 석촌호수 인근의 '롯데호텔 월드'는 4월 첫째주에 이어 둘째주까지 평균 85% 이상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여행·숙박업 뿐 아니라 쇼핑 업계도 '반짝 특수' 참여에 적극적이다.

홈쇼핑 업계는 투표 방송 시간대에 맞춰 특별방송을 기획하고 편성 경쟁에 들어섰다. 통상 휴일에 평시 대비 2배까지 매출이 오르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방송 집중도가 높은 투표일에 더 크게 매출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서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도 선거 당일에 쓸 수 있는 바우처, 할인권 등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높아진 투표율 만큼 밖으로 나오는 나들이객도 수가 많아져서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 지역의 후보들이 나서서 쓴 돈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한 후보 1인 당 선거운동 비용 상한액은 2억1800만원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평균 약 3억원의 비용이 소비되고 있다. 현수막 제작, 포스터 인쇄, 선거 운동원 인건비 등 지엽적인 분야지만 분명 적지 않은 규모의 소비가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12월부터 연이어 5달째 '내수 둔화'를 언급하는 중이다. 특히 소비를 가리키는 소매판매 지표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2월 기준 소매판매 감소율은 3.1%로 지난해 7월 3.1% 감소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서비스업 소비는 플러스로 가고 있지만, 재화 부문의 소매판매는 감소했다"며 "전반적인 지표는 좋지만, 소비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2월 기준 미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전월 대비 0.1%p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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