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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복 안돼" 말리는 국제사회… 이스라엘, 대응 수위·시기 고심 [정부 '중동 사태' 촉각]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5 18:19

수정 2024.04.15 18:19

G7 "사태 악화 피하려 노력" 성명
이란 규탄하면서도 확전 자제 촉구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제5 중동전쟁 우려가 커지가 국제사회가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자국 영토가 직접 공격받은 만큼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응 수준에 이견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전시내각 회의를 열고 각료 및 국회의원들과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현지 매체인 채널12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기로 결정했지만 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2야당인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같은 당 의원 가디 아이젠코트는 이번 회의에서 즉각 대응을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반면 네타냐후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은 즉각 대응에 반대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공군이 날아오는 미사일과 드론을 막아내면서 동시에 이란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해당 보도를 부인했으나 채널12는 4명의 소식통을 통해 회의 내용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채널12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응에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 대신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행동하기 전에 미국에 미리 알리고 협조하는 조건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미국은 이스라엘의 대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14일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약 5시간에 걸쳐 약 170개의 드론, 30기 이상의 순항미사일, 12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이란 영토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발사된 드론과 미사일이 약 1770㎞를 날아 이스라엘 인근에 도달했으나 결과적으로 99%가 요격되었고 "소량의 탄도 미사일"만 이스라엘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없으며, 이스라엘 남부 베두인 마을에서 7세 어린이가 파편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美, 확전 부담…재보복 말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폭격하면서 이란 장성들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이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1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국제법에 따른 자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권의 추가적인 군사적 도발에 대해 경고하고자 한다"면서 중동에서 미국과 군사적 충돌을 할 의도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에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오늘날 이란 정권은 나치 정권과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돌프 히틀러의 제3제국이 대륙을 가로지르는 천년제국 건설을 구상한 것처럼 이란의 급진 시아파 정권도 지역을 가로질러 그 너머를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11월 선거를 앞두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때문에 인기를 잃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네타냐후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이란에 대한 보복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4일 현지 매체들에 출연, "이스라엘의 대응은 전적으로 그들에 달렸으며 우리는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이란과의 전쟁을 원치 않으며 중동에서 긴장 고조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7개국(G7) 정상들은 14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을 규탄한 뒤 "우리는 상황을 안정화하고,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네타냐후가 "동맹들과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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