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햇빛으로 암모니아를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6 13:22

수정 2024.04.16 13:22

UNIST, 고효율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시스템 개발
미국서 제시한 상용화 속도 기준치보다 1.7배 빨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장성연 교수팀과 스탠퍼드대 토마스 F. 자라밀로 교수가 개발한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시스템.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장성연 교수팀과 스탠퍼드대 토마스 F. 자라밀로 교수가 개발한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시스템. UNIST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장지욱·장성연 교수팀이 스탠퍼드대 토마스 F. 자라밀로 교수와 함께 태양에너지 만으로 물 속 질산염을 고효율의 암모니아로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미국 에너지부가 정한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 속도의 상용화 기준치를 약 1.7배 웃돌아 세계 최고 기록이다.

16일 UNIST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태양에너지로 폐수의 주요 성분인 질산염을 물 속에서 환원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원리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한 결과,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한 전극 1㎠에서 시간당 1745㎍을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미국 에너지부가 정한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 속도 상용화 기준인 1000㎍을 훨씬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 암모니아는 비료, 음식, 제약 등 고부가 가치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쓰인다.
또 수소를 저장하고 수송할때 암모니아 상태로 뒀다가 질소를 분리해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

장지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폐수의 주성분인 질산염과 바이오디젤의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암모니아와 고부가 가치의 글리세릭 엑시드를 생산했다"며 "개발된 기술은 외부전압 없이도 고효율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으며, 다양한 친환경 연료를 생산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성연 교수는 "고효율 태양광 연료 생산에 응용한 매우 중요한 연구"라며 "태양광 연료의 상용화가 되는 태양광 연료 생산 속도 기준을 초과 달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잘 흡수해 전하를 많이 만들 수 있지만 물에 쉽게 분해된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를 쉽게 액체가 되는 필즈금속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고성능 암모니아 생산 촉매와 강하게 결합시켰다. 필즈금속은 녹는 온도가 63도로 낮아 쉽게 녹고 상온에서는 고체가 돼 이러한 설계가 가능하다.

이렇게 만든 광전극은 페로브스카이트가 물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는다. 페로브스카이트와 암모니아 생산 촉매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고정한 광전극은 물속에서 빛을 받아 전하를 생산한다. 전하는 전극 표면에 노출된 암모니아 생산 촉매에 효율적으로 전달돼 안정적으로 높은 효율의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암모니아를 외부 전압없이 생산하기 위해 물보다 낮은 전압에 반응하는 글리세롤을 이용했다. 먼저, 백금 촉매를 티타늄 나노시트에 올려 글리세롤의 산화 반응속도를 높였다.

광전극에서 생산되는 전압과 글리세롤의 산화반응을 통해 암모니아 전환에 필요한 전압의 최소량을 맞췄다. 즉, 글리세롤이 첨가된 물에 광전극을 담그고 빛을 쬐면 자발적으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암모니아 생산과 동시에, 부산물로 글리세롤보다 9배 이상 가치 높은 글리세릭 엑시드도 만들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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