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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국제정치] 200년 중립국 스웨덴의 나토 가입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6 18:28

수정 2024.04.16 18:28

전투기·잠수함 자체 생산
군사적 측면 큰 공헌 기대
한국 안보동맹 확대 절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200년 가까이 중립국으로 살면서 비동맹정책을 추진해 왔던 스웨덴도 핀란드처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면서 나토 가맹국은 32개국이 되었다. 나토 가맹국이 되려면 최고의사결정기관인 북대서양이사회(NAC)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데, 러시아의 푸틴과 친화적 관계였던 터키와 헝가리가 마지막으로 동의하면서 가입에 승인이 난 것이다. 미국처럼 초강대국이 아니기에 올망졸망한 나라 32개국이 힘을 합쳐 동맹체를 만들면서 전쟁 위험을 낮추고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자 하는 동맹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자 안보불안을 느낀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함에 따라 러시아는 발트해에서 고립될 정도로 해양영역이 크게 제한받게 되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전투기와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군사력 측면의 공헌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영국전략연구소의 '밀리터리 밸런스 2024년도판'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은 전통적으로 강한 해군력을 갖고 있어 발트해와 북극권에서 러시아 해군을 오랫동안 견제해 온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잠수함 4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수심이 얕은 발트해에서 군사전략을 유리하게 펼칠 수 있도록 설계되어 러시아 해군도 매우 조심스러워하는 잠수함이다. 공군은 99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자체 기술로 만든 그리펜 전투기는 러시아와 레이더에 의한 전자전에도 대처할 수 있어 스웨덴은 러시아가 유럽권 국가 중 매우 껄끄러워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한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변하는 국제정세를 면밀히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지켜낼 안보전략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200년이란 긴 시간을 조용히 지내던 스웨덴마저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보면서 심상치 않은 국제정세를 감지하게 된다.

인류 역사를 뒤돌아 보면 수많은 독재자들이 전쟁을 일으켜 왔다. 오랫동안 잡고 있던 권력을 더욱더 오래 유지하는 데 전쟁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전쟁 중에 통치자를 쉽게 못 바꾸는 전쟁의 역사에 늘 있어 왔던 일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한국처럼 국가안보가 위험한 나라도 드물다.

미국과 유럽은 32개국이 동맹으로 뭉친 나토라는 안보동맹체가 있는데,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있는 한국은 한미일 협력체제밖에 없다. 나토처럼 유럽이라는 한 울타리에 많은 국가가 들어가 있는데, 한미일 협력체제는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고 한일 관계는 겨우 개선된 상태이고 한국의 머리맡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을 가하는 현실이다. 사흘이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의 만행을 저지하지 못하는 한국의 안보는 풍전등화인데, 긴밀한 한미일 협력체제가 군사동맹 체제로 발전하고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파격적인 외교정책을 구상해야 할 때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리나라보다 훨씬 예민하다. 일본열도 가까이에 미사일이 접근하면 나라에 비상경보음이 울린다. 그리고 요격능력을 한층 완벽하게 하기 위해 소형위성 50기를 우주에 배치해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자마자 그 경로를 파악, 완벽하게 파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은 이러한 국가안보전략을 뉴스로 내보내 국민을 안심시킨다.

북한이 전쟁도발을 하게 되면 완벽하게 절멸시키는 무기체계의 능력과 결심을 내보여야 국민도 안심하고, 북한의 지도자는 감히 무력도발할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어렵사리 마련한 국가의 번영과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동맹 관계를 넓혀가는 안보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일본은 이탈리아, 영국과 함께 차세대 전투기를 공동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나토와 같은 동맹은 아니더라도 전투기를 공동개발하면 동맹 관계나 다름없는 우리 편을 만들 수 있어 전쟁 발발 시 공동대처하는 집단안전 보장체제가 성립될 수 있다.
사나워지고 있는 국제정치에 한국의 동맹 관계를 넓히는 동맹외교가 절실해지는 때이다.

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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