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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영남민심 괴리 커"..與 총선 참패 '자성의 목소리'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19 06:00

수정 2024.04.19 06:00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화상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수도권 일부 의원이 제22대 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수도권과 영남 민심의 큰 괴리를 꼽았다. 이들은 "영남 중심당의 한계"라며 국민의힘이 이반된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앞으로 다양한 실용적 정책 제시와 꾸준한 중도층 끌어안기를 통해 외연확장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낡은 당 구조 혁파하고 철저한 자기반성 시급

윤상현 당선인은 18일 국회에서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어 총선 참패의 원인 진단과 함께 향후 보수정당으로서 중도층 외연확장을 위한 방안 등을 모색했다.

이번 총선에서 험지서 신승한 '젊은 피' 김용태·김재섭 당선인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오래된 당의 낡은 구조를 혁파하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수권정당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청년과 중도와 대연합해야 한다"며 "인구구조에 따른 정치지형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보수만의 단독 집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당선인도 "제가 굉장히 걱정되는 것은 '비슷하게 지니까 익숙한 것처럼 크게 지지 않았네'라고 내부에서 생각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냉철한 복기를 한 것이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당 일각에서 직전 21대 국회 성적표와 비슷한 만큼 절망적이지 않고 민심은 여전히 정부·여당을 응원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진단이 나온 데 대한 비판인 셈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의 고강도 국정쇄신을 통해 민심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토론회 후 취재진과 만나 "당이 이번 총선에 대한 참패 원인을 잘 분석해야 한다"며 "그 중 하나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민주공화정의 가치를 다시 되살리는 일이다. 대통령께서 스스로 해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젊은 피' 김재섭·김용태 "수도권 중심 지도부 재편돼야"

이들은 이어 당이 '영남당 한계'를 뛰어넘고 전국 정당으로 다시 발돋움하기 위해선 수도권의 민심을 살피고, 걱정하는, 이른바 수도권 중심 체제로 당 지도부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재섭 당선인은 "선거를 치러보니 영남 유권자분들의 정서와 수도권 유권자분들의 정서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영남 정서를 기준으로 수도권 선거를 치르게 어렵다. 당 구성 자체가 영남에 편중돼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고 그런 의미에서라도 가장 큰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지도부 만큼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상현 당선인도 "결국 총선 참패에 있어 구조적 원인은 영남 중심당의 한계"라며 "구조적 문제처럼 당 내부에 굳어져 있는데, 혁파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힘들다. 영남 의원들과 수도권 의원들이 같은 현상을 보고 분석하는 데 있어 현실에 대한 인식갭이 너무 크다"고 동조했다.

총선 참패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참패 원인 분석과 진단, 향후 체질개선 방안 등을 담은 '총선백서'를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용태 당선인은 총선 참패 후에도 위기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당선인이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저희가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총선 백서를 빨리 작성해 원인 분석부터 해야된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도 "우리 당이 왜 참패를 당했는지, 무슨 원인이 있었는지에 대해 몸부림이 있고 아우성이 있어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를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자성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전당대회를 한 다음에 백서를 만들면 다 잊혀진 과거가 돼버린다"고 비판했다.

이날 당의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재섭 당선인은 "이번 비대위는 누가 비대위를 맡느냐보다도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산적해있는 문제를 덮을 것이 아니라 처절한 반성과 복기를 통해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그런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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