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TBS노조, 직원자녀 가족그림 문화제로 폐국 막기 나서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3 15:07

수정 2024.04.23 15:07

TBS 양대노조, 서울시의회 앞에서 가족그림 전시 문화제 집회
"우리에게 남은 월급은 한달 치"
"성실히 복무한 선의의 TBS 직원들 호소 외면말기를 바라"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가 TBS 폐국을 막기 위해 서울시의회 앞에서 진행한 TBS 직원 자녀들의 가족그림 전시 문화제 집회 모습.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가 TBS 폐국을 막기 위해 서울시의회 앞에서 진행한 TBS 직원 자녀들의 가족그림 전시 문화제 집회 모습.

[파이낸셜뉴스]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가 TBS 폐국을 막기 위한 TBS 직원 자녀들의 가족그림 전시 문화제 집회를 가졌다.

TBS 양대노조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집회를 가지는 가운데,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만약 TBS가 폐국된다면 문민정부 이후 정치권력에 의해 공영방송이 문을 닫는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이자 지역 공영방송인 TBS에 대한 출연금을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TBS 양대 노조 집행부는 "이제 우리에게 남은 월급은 한 달 치 밖에 없다"면서 "5월 이후 1000여명 TBS 구성원과 가족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원들을 향해 "부디 성실히 시민들을 위해 복무했던 선의의 TBS 직원들의 생존을 위한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지난 2월 말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자리에서 TBS 폐국을 막아달라는 TBS 구성원들 요구에 대해 "TBS에 그동안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어떻게든 생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배려해 오려고 노력해 왔다"라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TBS 양대 노조에선 내부적으로 폐국 위기를 막기 위한 강경한 대응 논의도 있었으나, 이같은 오 시장의 발언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가족 그림을 전시하는 '문화제 집회'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TBS 노동조합 이정환 위원장은 "TBS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TBS가 서울시 공영방송으로 그리고 소중한 우리의 일터로,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면서 "여기 모여있는 우리도 한 사람의 시민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맡은 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가족과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오세훈 시장이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TBS 자녀의 그림 전시 시위는 23일에는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4일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이틀간 진행된다.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TBS는 지난 2022년 서울시의회가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재정난에 처한 바 있다. TBS에선 지난해에만 직원 100여명이 희망 퇴직을 했고 오는 5월 31일을 기점으로 서울시 출연기관이라는 지위도 해제된다.


이에 TBS는 회사를 인수할 민간 투자자를 찾는 상황으로, 오 시장은 지난 22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TBS를 폐지한다거나 폐국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며 민영화 추진과 함께 TBS 직원 고용승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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