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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투기세력이 금값 끌어올렸다 [커지는 중동발 리스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4 19:01

수정 2024.04.24 19:01

이달 온스당 2400달러 돌파
상하이거래소 거래 5배 급증
선물 매수포지션 295t 달해
中 투기세력이 금값 끌어올렸다 [커지는 중동발 리스크]
중국 투기꾼들이 금값 폭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금 선물 매수 포지션이 29만5233계약으로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금으로 환산하면 295t 매수 포지션이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 직전인 지난해 9월 말 이후 50% 가까이 매수 포지션이 증가했다.

이달 초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2만4857계약까지 늘어난 바 있다.

FT에 따르면 일례로 종차이선물이라는 한 선물거래업체는 SHFE에서 금 선물 50t이 넘는 규모를 매수할 수 있는 포지션을 확보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 금 보유물량의 2%를 넘는 규모다. 금액으로 치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SHFE에서 거래되는 금 규모는 지난주 130만로트(Lot)에 이르러 지난해 평균의 5배를 넘었다. 금 선물 1로트는 통상 100온스를 가리킨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투자자들이 금 선물 매입에 혈안이 되면서 금 가격이 이달 사상 최초로 온스당 2400달러를 뚫는 고공행진을 지속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 최고시장전략가(CMS)인 존 리드는 "중국 투기꾼들이 말 그대로 목구멍까지 금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리드는 "지난 수십년간 세계 최대 최종 수요자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서방의 치고 빠지기식 대규모 단타자금에 밀려 가격결정력에서는 밀렸던 신흥시장의 영향력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이제 신흥시장의 투기성 자금이 가격결정력까지 거머쥐는 상황을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은 2022년 11월 이후 상승세를 타며 그동안 40% 넘게 가격이 뛰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보유외환 다변화를 꾀하면서 금 매수를 늘린 것이 배경 가운데 하나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이제 끝났다는 판단으로 투자자들이 금에 몰린 것 역시 금 가격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되고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것도 금 가격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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