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내수 살아난 韓·고용 탄탄한 美... '금리인하 희망' 점점 사라진다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8 18:34

수정 2024.04.28 18:34

올해 1·4분기 민간소비가 전분기보다 0.8% 증가하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물가·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살아난 내수에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한국이 '깜짝' 성장한 내수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밀리는 가운데 미국 역시 올해 1·4분기까지 탄탄한 고용이 이어지고 이민자 증가로 당분간 노동시장이 견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해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4분기 국내 GDP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8% 성장했다. 이는 2022년 3·4분기(1.6%)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투자도 운송장비가 줄어들며 마이너스 전환한 설비투자(-0.8%)와 달리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늘었다.
국내 경기의 버팀목인 수출도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0.9% 성장했다. 이에 올해 1·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3%로 지난 2021년 4·4분기(1.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깜짝성장'한 내수와 꾸준한 수출성장에 글로벌 투자은행(IB)은 국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스는 전망치 중간값을 1.9%에서 2.7%로 높였다. JP모건은 2.3%에서 2.8%로, 골드만삭스는 2.2%에서 2.5%로, BNP는 1.9%에서 2.5%로 각각 상향했다.

이에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은 더욱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도 5월 수정경제전망에서 2024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 2.2%에서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인하 시작이 지연되고, 통화완화 속도가 느려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에 한국은행이 7월이 아닌 8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둔화가 예상된 내수가 살아났다면 미국은 강한 고용 증가세로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


실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비농업고용은 평균 27만6000명으로 지난해 2·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지난해 월평균인 25만1000명을 상회했다.

시장은 수급불균형 완화로 전반적인 고용 속도가 2·4분기 이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이민자 수, 일부 서비스업의 추가 확대 여지 등을 고려할 때 10만명 이상의 견조한 증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예상보다 높은 이민자 유입, 강한 고용 등이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5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연준의 신중한 정책결정 기조가 유지되고, 하반기 이후에나 금리인하 여건 형성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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