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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건강한 눈 유지하려면 영·유아 시기에 치료 필수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4.29 14:41

수정 2024.04.29 14:41

기본 시기능, 영·유아 시기에 집중적으로 발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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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소아·청소년기는 기본적인 시기능이 완성되고 성인까지 이어지는 평생의 눈 건강을 좌우하는 시기로 약시, 사시, 근시 등 주요 안질환을 점검하고 시력과 기타 시기능 발달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백승희 전문의는 “시기능은 7~8세에 거의 완성되기 때문에 어린 소아일 때 적절하게 발달하지 않을 경우 성인이 돼 치료받아도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며 “소아 안질환은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시력 발달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까지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29일 조언했다.

소아기에만 발생하는 안질환인 약시는 여러 가지의 원인으로 시력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한눈 또는 두 눈의 교정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로 시력 발달이 대부분 완성되는 7~8세 이전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근시, 원시, 난시와 같은 굴절이상이나 사시, 안검하수 등으로 시력 발달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약시가 발생한다.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고 남을 경우 추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성인이 되어 시력교정술을 하더라도 시력이 호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시는 조기 발견해 어릴 때 치료할수록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어린 소아기 이후에도 치료할 수 있으나, 보통 6~7세를 기준으로 치료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고,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영구적인 시력 장애가 남는다. 아이들은 증상이 있어도 표현을 못하거나 시력이 좋은 다른 눈으로 보고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시는 두 눈이 바르게 정렬되지 않고 각각 다른 곳을 보는 질환이다. 사시가 나타난 눈이 바로 보고 있는 눈에 비해 밖으로 나가면 외사시, 안으로 돌아가면 내사시, 위로 올라가면 상사시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사시 환자 중 9세 이하 환자가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소아기에 주로 발생하는 안질환이다. 특히 소아의 사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천백내장, 망막이나 시신경이상 등으로 한눈의 시력이 좋지 않을 때도 사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과전문의의 검사가 필요하다. 소아기에 특별한 원인질환 없이 생길 수 있는 대표적 사시로 간헐외사시, 영아내사시, 조절내사시 등이 있다. 가성내사시는 사시처럼 보이는 경우를 뜻하는 용어로 사시가 아니다. 시기능이 완성되기 전 소아기에 발생한 사시는 어린 나이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시기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생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하는 영아내사시는 3세 이전에 수술을 시행해도 두 눈으로 보는 기능이 완전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아기에 사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양안시기능이 손상된 경우, 나이가 들어서 사시를 치료하더라도 양안시기능의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사시를 조기 발견해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특히 소아 연령대에서 근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략 초등학교 저학년에 해당하는 연령인 6~10세 근시 환자는 약 26만 명에 이른다. 근시는 초점이 망막보다 앞에 맺히는 굴절이상으로 안구의 길이가 길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나안으로 근거리보다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근시치료는 근시가 진행하는 것을 억제하려는 것이므로, 대체로 진행이 빠른 6~11세 전후에 효과가 있고, 근시가 이미 많이 진행한 상태에서 근시를 줄이지는 못한다. 가볍게 여겨 방치할 경우 근시가 계속 진행할 수 있고, 황반변성, 녹내장, 망막박리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질환의 위험인자가 된다.
나이가 어릴수록 평상시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느끼더라도 표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멀리 있는 것을 볼 때 찡그리거나, 가까이 보려고 몸을 앞으로 내미는 등의 행동을 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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