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국회 가자" 尹, 소통 모드 활성화 됐다

윤 대통령,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 뒤 소통 행보 본격 돌입
정진석·홍철호·이도운 참모 3인방 전방위 홍보
尹, 야당·언론 소통 강화로 여소야대 돌파
취임 2주년 기자회견도 열릴 가능성 커져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 홍철호 정무수석, 정진석 비서실장, 이 대표, 윤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소통 행보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총선 이후 협치 여건을 조성하고자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와 차담회 형식의 영수회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향후 국회를 찾아 야당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참모들에게 내비쳤다.

차기 영수회담도 배석자 없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단독 회동으로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취임 2주년 기자회견도 열릴 것으로 보여 윤 대통령의 대야·대언론 소통 범위도 한층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소통 강화 모드는 이날 영수회담에 배석했던 용산 대통령실 핵심 참모 3인방에 의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단순한 소통을 넘어 궁극적으로 여소야대 정국의 돌파구를 만들어 원활한 국정 운영을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게 대통령실의 목표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이날 TV조선 뉴스에 출연해 영수회담 직후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한 것과 관련, "대통령께서 이 회담의 의미에 대해 상당히 많이 긍정적으로 생각하신 것으로 느꼈다"면서 "심지어 참모들에게 '소통을 이제 자주 해야겠다. 다음에는 여야정을 하든 영수회담을 하든 방식은 다 정해지는 대로 하고. 우리가 다음에는 국회에 가서 하는게 어떤가'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홍 수석은 "그렇게까지 대통령께서 지금 소통 의사를 갖게 계시니 그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생각이 합치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단언한 홍 수석은 "이번이 계기가 돼 소통하고 신뢰를 만들고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 운영에 대해서 두 분이 긴밀하게 협조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선으로 여소야대 정국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홍 수석은 이번 영수회담으로 조성되는 협치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이 대표를 만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위급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시켜 조율을 통해 주요 현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비서실장은 배석자 없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단독 회동할 것을 제안했고, 양측 모두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다고 소개했다.

정 실장은 같은 날 KBS 뉴스에 출연해 "회담 말미에 제가 '다음 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건 어떨까요'라고 한번 말씀을 던져봤는데 두 분 모두 고개를 끄덕이셨다"면서 "저는 대통령과 제 1야당 대표, 그리고 여야 지도자 간에 이런 만남과 소통, 협치를 위한 기회가 여러 차례 선보여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5선 의원 출신인 정 실장은 자신이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배경에 대해 "대통령께서 정치를 오래한 저에게 비서실장을 맡긴 것은 나름 대통령께서 직접 정치를 최전선에서 하시겠다는 그런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윤 대통령이 소통을 강화하는 정치를 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뒤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동에 대해 "야당과의 소통, 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평가한다"고 규정했다.

이 수석은 이후 채널A 뉴스에 출연해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에 공감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야당이 입법부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으니 입법적인 부분에서 협조를 기대한다"고 강조, 협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아울러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실시 여부에 대해 "이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브리핑룸에 가서 답변을 받고 있어 기자회견을 다시 하냐는 것은 뉴스가 안될 정도"라면서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 답해, 내달 초 기자회견 가능성을 시사했다.

[e-mail]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