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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전문가 대거 스카우트… 왕 자리 되찾을까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5.01 18:15

수정 2024.05.0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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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WWDC서 사업전략 공개
스위스에도 비밀리 연구소 설치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애플이 인공지능(AI)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에서 AI 전문가 최소 36명을 빼냈고, 스위스 취리히에는 유럽 연구소도 비밀리에 설치했다. 애플은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AI 전략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월 30일(현지시간) 링크드인 프로파일을 분석한 결과 애플이 최근 수년간 글로벌 AI와 기계학습 팀 스카우트를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특히 공을 들인 인력은 구글 전문가들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존 지아난드레아를 2018년 영입해 AI 부문을 책임지는 선임 부사장으로 앉힌 뒤 구글에서 전문가 최소 36명을 빼냈다.


애플 AI팀은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 시애틀 연구소에서 일하지만 비밀리에 스위스 취리히에도 대규모 연구시설을 확보했다.

스위스의 ETH 취리히대 교수 룩 반 굴은 애플이 취리히의 AI 스타트업 2곳을 인수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취리히에 '비전 랩'이라는 연구소를 세웠다고 전했다.

애플이 인력을 빼낸 곳은 구글이 36명으로 제일 많고 아마존이 1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플릭스에서는 각각 9명을, 메타플랫폼스에서는 7명을 빼냈다. 이외 우버, 인텔, 바이트댄스에서도 인력을 스카우트했고, 카네기멜론대, 스탠퍼드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 버클리) 연구소에서도 AI 인력을 영입했다.

취리히 연구소는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챗봇을 연구하고 있다. 문자와 시각 이미지를 토대로 답을 내놓는 첨단 AI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애플은 AI 개발에서 뒤처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았다. 1년 사이 아마존 주가가 80% 가까이,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주가는 각각 60%, 35% 급등한 것과 달리 애플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애플이 6월 WWDC를 계기로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지금의 AI 흐름과 달리 스마트폰에서 자체적으로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 애플 AI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차기 아이폰인 아이폰16은 업그레이드된 시리를 바탕으로 음성인식, 스마트 보조 기능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드링은 WWDC에서 애플이 AI 기능 한 두 가지를 소개할 것이라면서 이는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네기멜론대에서 애플에 영입된 루슬란 살라쿠트디노프 전 교수는 "애플이 기기에서 최대한 많은 일을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더 강력한 칩을 필요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애플이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아이폰에 탑재한다면 아이폰 판매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오랫동안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을 지배했지만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휴대폰 교체시기가 늦어지고 있어서다. 비저블알파의 추정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AI에 절박한 이유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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